김현종, 한미 FTA 미국측 만남 여부 관심···“현재로선 정해진 바 없어”
산업부 관계자는 18일 “청와대는 북핵땜에 협업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라 현재로선 제소를 고려치 않는다”고 밝힌 것이라며 “중국 기분을 좀 풀어주는 차원에서 입장 표명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산업부와 청와대는 중국 측과 협상하면서 각자 역할 충실한 것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부는 지난 13일 한·중 통상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WTO 제소 검토와 함께 유통 분야 등에 대한 문제 제기 방침도 정했다.
특히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WTO 제소 여부에 대해 “카드는 일단 쓰면 카드가 아니다. 옵션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필요시 WTO 제소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산업부의 공식 발표를 하루아침에 뒤집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4일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 등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한·중 간 어려운 문제에 대해 전략적인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며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WTO에 제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밝힌 것이다.
WTO에 제소 여부에 있어 실효성 논란은 그간 있어 왔다. 다른 소송과 마찬가지로 WTO에 제소해 이기려면 중국이 WTO 규정을 어겼다는 걸 입증해야 하는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나서 산업부의 기존 입장을 뒤집고 ‘엇박자’를 드러낸 건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WTO 제소는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협상카드’였다.
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WTO에서 2차례 사드 보복에 항의한 것에 대해 중국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사실이다. WTO 제소는 그 자체만으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효과적 카드”라며 “통상 당국의 전략적 모호성을 청와대가 깨 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취임 후 처음으로 전날 미국 출장길에 오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는 김 본부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상대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날지가 주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해진 바가 없다”며 “김 본부장의 일정 내에서 미국 무역대표부 측과의 만남이 확인되면 즉시 알리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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