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인천공항공사, 추석 이후 추가 협상“양쪽 모두 사업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은 제외할 것”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28일 첫 협상을 했지만 서로의 입장만 공유한 채 추석 연휴 이후로 추가 일정을 미뤄둔 상태다. 애초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조정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던 만큼 추후 협상에서도 둘 사이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롯데면세점이 사업권 반납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다만 정부에서 최근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투명성 강화 등 개선안 마련에 돌입한 만큼 그러한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일부 존재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양 측의 입장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고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의 협상 자체가 다른 사업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어떻게든 협의안을 도출하겠지만 그 과정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의 1차 협상에선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어려움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공항 임대료와 관련해 현행 최소보장액 기준이 아닌 향수, 화장품, 주류, 담배, 의류, 잡화 등 상품별 매출액으로 최소 20%에서 최대 35%까지 영업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의 변경안을 요청했다. 사드 보복 조치에 따라 영업 침체에 빠진 가운데 지나치게 높은 공항 임대료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게 주된 이유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8월까지 연간 5100억원의 임대료를 내다 이달부터 7400억원가량의 임대료를 부담한다. 이대로라면 올해에만 2000억원에 계약 기간 총 5년간 총 1조4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롯데면세점의 예측이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전체 여객 수요 증가로 임대료 인하 명분이 없으며 임대료는 사업자가 입찰 시 제안한 금액이라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대료가 세수와 같은 개념이라 섣불리 조정할 수 없다는 근거도 대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1위라는 규모가 있는 사업자다. 롯데면세점이 철수하면 사실상 그 자리에 들어갈 업체가 없다”면서 “인천공항공사가 롯데면세점의 제안 그대로를 받아들이진 않더라도 또 다른 대안을 내놓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협상은 장기화되는 것 아니겠냐”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항도 롯데면세점이 철수하는 건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우위에 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사업 철수 같은 최악의 수를 제외한 채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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