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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NCC 진출 추진’···구본무·허창수 ‘신사협정’ 파기 본격화되나

GS칼텍스, ‘NCC 진출 추진’···구본무·허창수 ‘신사협정’ 파기 본격화되나

등록 2017.11.14 22:21

수정 2017.11.14 22:29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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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시 석유화학 진출 신호탄LG화학과의 전면 대결 불가피2005년 계열분리 후 경쟁 자제이미 신사업 추진 과정서 일부 겹쳐신사협정 폐기 공식화 여부 주목

GS칼텍스와 NCC사업 추진을 계기로 범LG가(家)의 '신사협정'이 종료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좌측)과 허창수 GS그룹 회장.GS칼텍스와 NCC사업 추진을 계기로 범LG가(家)의 '신사협정'이 종료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좌측)과 허창수 GS그룹 회장.

국내 2위 정유회사인 GS칼텍스가 나프타 분해설비(NCC)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GS칼텍스의 본격적인 석유화학사업 진출을 신호탄으로 그동안 암묵적으로 유지됐던 범LG가(家)의 ‘신사협정’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공장에 NCC와 폴리에틸렌(PE) 생산시설을 짓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NCC는 원유를 증류해 나온 나프타를 800도 이상 고온으로 가공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PE 역시 NCC에서 나온 에틸렌을 활용해 만드는 물질 가운데 하나다.

NCC는 화학업계에서 주요 ‘캐시카우(Cash cow)’로 분류된다. 최근 국내 화학업체들이 일제히 호황에 들어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 역시 NCC다.

화학사업을 영위하는 GS칼텍스 입장에서도 NCC사업은 매력적인 부문이다. 정제 마진 개선을 바탕으로 정유 부문 호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파라자일렌(PX)에 집중된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시현했던 게 사실이다.

문제는 국내 NCC 분야 1위가 LG화학이라는 점이다.

지난 2004년 GS그룹이 분가한 뒤 양측은 동종 분야에서의 경쟁을 의도적으로 피해왔다. 일종의 ‘신사협정’을 맺은 것이다.

GS 뿐 아니라 LS, LIG, 희성그룹 역시 회사 규모를 확장하면서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가 없었다.

일부 사업이 중복되는 분야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전자·화학(LG), 정유·유통(GS), 전선(LS), 금융(LIG), 전자부품(희성)이라는 기본적인 틀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오너 일가 입에서도 직접 나온 표현이다. 2005년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LG, LS와 사업이 중복되지 않도록 ‘젠틀맨 어그리먼트(신사협정)’을 적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의 경우 파급력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신사협정이 공식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NCC는 명백히 화학업종의 주요 사업부문으로 LG화학과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화학 매출에서 NCC사업은 약 70%를 차지한다. 심지어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기초소재부문 적자를 감안할 때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설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규모로 보면 LG화학이 220만t, 롯데케미칼 214만t, 여천NCC 195만t으로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GS가 NCC에 진출하면 앞서 세 곳과 한화토탈(109만t), SK이노베이션(86만t), 대한유화(80만t)에 이어 국내에서 일곱 번째로 NCC를 보유하게 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GS칼텍스가 작년부터 NCC 투자를 준비해왔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GS가 이미 신사협정을 먼저 깼다는 부담을 감수할 각오가 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사업 추진을 기점으로 범 LG가의 M&A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된다. LG를 비롯해 GS, LS 등 기본적으로 현금 동원력이 막강한 만큼 신사협정이 공식 파기될 경우 향후 신사업 추진 속도에 따라 상대의 주력사업으로의 진출이 잇따를 여지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인위적으로 주력사업 간 침범하는 일이 없었지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중복되는 경우가 빈번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계열 분리가 이뤄진지도 10년이 지난 만큼 과거 동업관계였다는 의식 또한 점차 희석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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