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변호인단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진술 신빙성 없다”

“특검의 비약···삼성, LG·SK 등과 다를 바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e-mail]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 변호인 측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등 관련자들의 진술 신뢰성을 의심하면서 특검의 주장에는 억측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기업과 달리 삼성에만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국내 최대 기업”이라는 이유 뿐이라며 다른 기업과 같이 피해자의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6일 서울 서초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박원오 전 전무 등 관련자들이 자신이 개입된 부분에 대한 진술을 축소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어 진위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박 전 전무 등의 진술을 토대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지원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간에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 지원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 측은 “박원오 전 전무의 증언은 일관성이 없다”면서 “‘특검의 1차 조사에서 삼성이 승마를 지원했다고 했지 정유라 지원은 아니라고 했다’고 증언했다가 2차 조사에서는 ‘삼성이 정유라를 지원이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진술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전무의 증언대로 처음부터 정 씨에 대한 지원을 했다면 왜 2015년 7월 25일 이 부회장에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질책을 받았겠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말 소유권과 관련해서 말 소유권을 최 씨에게 넘긴 적이 단한 번도 없다”면서 “말의 소유 권 등기를 위해 문의를 했을 때 패스포트에 삼성전자라 쓰고 위탁계약서를 쓰라고 조언한 것도 박 전 전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국정농단 사태로 1년 이상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의심스러운 사람이 구속되고 실형을 받는 와중에 국정농단에 개입한 인물과 그에 따라 피해를 본 측의 구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영재센터 직접 관계자인)장시호 씨와 김종 전 차관, 박 전 전무가 그렇다”면서 “삼성은 지원요청에 대해 문화 융성과 스포츠 발전 등의 취지를 이해‧지원한 것인데 엄하게 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검은 LG와 SK의 재단 출연과 삼성의 재단 출연을 다르다고 보고 있다. 삼성에만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뜻이다. 변호인 측은 원심에서부터 다른 대기업과 삼성이 다른 증거는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 특검이 삼성에만 포괄적 현안을 들어 묵시적 청탁이 존재했다며 추측과 억측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SK그룹의 사안은 본건 공소사실과 아무런 관련도 없을 뿐만 아니라 후원 목적, 방법, 절차 등에서 본질적으로 삼성과는 얘기가 다르다”며 “전혀 다른 사안을 두고 삼성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SK그룹은 K스포츠재단의 자금 요청을 받은 이후 내부적으로 검토를 거쳐 K스포츠재단이 아닌 비덱스포츠에 송금해 달라는 요구 방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제안을 거절했다.

이어 “7월 25일 대기업 총수들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이후 재단 출연제의를 받기 전까지 내부에서 출연금 지원 자체를 논의한 적 없다고 밝혀졌다"면서 ”이후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이 다른 기업과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다는 것인지, 삼성만 본질에서 다른 ‘청탁’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삼성이) 다른 기업과 차이가 있다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가장 많이 수출을 하고 국내 최고 기업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때문에 삼성은 많은 후원 요청을 받았고 많은 후원금을 냈다. 이게 본질이자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