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롯데 이어 시장 진출···업계 지각변동 불가피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을 인수 주체로 24일 까사미아 인수 계약을 체결한다. 인수 금액 1800억원 규모에 까사미아 창업주인 이현구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 92%를 신세계백화점이 차지할 계획이다. 까사미아는 국내 가구전문점 매출 순위 6위를 차지하며 중가 브랜드로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82년 12월 서울의 한 상가건물에 문을 연 이후 아파트 건설 붐이 일던 1992년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가구전문점으로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까사미아 인수는 홈퍼니싱 시장의 급성장에 주목해 더 늦기 전에 관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가 까사미아를 인수하며 대형 유통 3사가 홈퍼니싱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 가구업계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홈퍼니싱은 홈(Home)과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로 가구,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등을 활용해 집안을 꾸미는 것을 뜻한다. 1인 가구 증가와 중소형 평수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통가에서는 관련 시장이 더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일부 경제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선진국형 주거 환경 변화 사례를 근거로 국내 소비자들의 홈퍼니싱 상품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는 전망도 속속 나온다. 현장에 있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홈퍼니싱 시장이 2020년 이후 10조원 이상 성장할 것이란 말이 기성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2년 리바트를 인수해 홈퍼니싱 사업에 진출하며 일찌감치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천호점에 초대형 리빙관을 설치했다.
롯데백화점도 2016년 강남점에 이어 지난해 잠실점에 리빙 직매입 편집 매장을 확보하는 등 홈퍼니싱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 2016년 강남점 생활전문관을 시작으로 12월 대구점에 이어 지난해 9월 센텀시티점에 생활전문관을 오픈하다가 이번 까사미아 인수로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한 가구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는 기존 중가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는 동시에 최근 신세계의 산뜻한 이미지가 겹쳐져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본다”면서 “좁게는 가구 업계부터 넓게는 유통 업계 전체까지 홈퍼니싱 열풍과 더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강력한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유경 사장이 비밀리에 주도해 이뤄진 인수로 알고 있다”며 “그룹에서도 의사 결정 과정을 몰랐다는 사람이 있다던데 그만큼 정 사장의 강한 의지가 들어간 인수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세계는 까사미아 인수 이후 5년간 직원 고용을 승계할 전망이다. 다만 까사미아 계열사인 까사미아우피아, 라까사호텔, 까사스토리지는 이현구 회장이 계속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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