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최우수’ 평가에도 정권 교체마다 ‘흔들’내부서 후보대상 경영수업, 낙하산 등 원천 봉쇄“흔들리지 않는 지배구조” 황 회장의 의지도 반영
KT지배구조개선위원회는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지배구조를 마련 등을 위해 차기 CEO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을 KT 이사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KT는 CEO를 이사회 의장과 분리해 최종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독립성을 갖추고 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조차 CEO선임에 이렇다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 KT의 지배구조나 이사회의 독립성은 대내외적으로 평가가 나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KT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 주관 평가 지배구조 부분에서 2011년 이후 5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이를 방증한다.
이같은 시스템에도 민영화 이후 지금까지 정권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인 없는 회사’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정권 교체기마다 수장이 바뀌거나 연임에 성공해도 외부적인 이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면서 정치적인 외풍에 흔들렸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KT CEO 추천위원회가 황창규 회장을 후보로 추천하며 이례적으로 경영계약서에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 지배구조 구축을 권고사항으로 명시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KT의 CEO 양성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하면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는 데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년 간 경영 수업을 진행하는 만큼 외부에서 개입할 여지가 줄어든다. 외부 인사추천을 강행한다면 ‘정치적 외압’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내부 후보군 가운데 CEO가 배출될 경우 비판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낮아진다. 정권 교체 시마다 CEO를 끌어내리고, 낙하산 인사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차기 CEO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 것은 황창규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창규 회장이 연임 이후 주요 투자자들과의 코퍼레이트 데이 행사에서 국정농단 스캔들과 관련 유감의 뜻을 나타내며 투명 경영, 선진 지배구조 정착을 공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KT 한 관계자는 “ CEO 양성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면 조직 문화, 경영 상황 등을 내부에서 알고 있는 만큼 정치권의 흔들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CEO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일관되고 투명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황 회장의 의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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