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원구성 결과 정무위 차지한 민주당박영선·박용진 등 ‘재벌 저격수’ 행보 주목대기업들, 9월 국정감사 앞두고 긴장할 듯
경제관련 상임위 중에 가장 핵심으로 불리는 정무위의 주인이 바뀐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주당은 가장 논란이 됐던 법제사법위원회를 자유한국당에 내주기도 했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등 정부의 예산안과 직결된 상임위도 포기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정무위를 꼭 가져와야 했던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연관이 깊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재벌 대기업의 횡포를 막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재벌 저격수’ 김상조 위원장을 임명해 힘을 주었다. 그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공정위는 이번 정부의 핵심기관으로 거듭났다.
정무위는 공정위를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공정위를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동시에 공정위를 통해 대기업을 견제하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정무위의 기조에 따라 국내 대기업의 움직임도 달라지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번에 정무위원장을 차지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을 보조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민주당에는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아 이들이 정무위에서 활동하게 될지도 관건이다. 이종걸·박영선·민병두·박용진 의원 등이 재벌 저격수라 불리기도 했다.
민병두 의원의 경우 정무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전반기 정무위 민주당 의원 가운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민 의원만이 3선 의원이었다. 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알려졌다.
정무위원장을 보유한 민주당은 당장 오는 9월에 있을 국정감사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감사에서 재벌 오너들의 단골무대가 정무위이기 때문이다. 주로 국정감사 증인을 채택할 때, 여야 간사가 합의하고 위원장이 최종 승인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위원장의 입김이 강해지는 건 당연하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대기업들은 골치 아픈 상황이 됐다. 매년 국회가 대기업 오너의 무더기 증인 출석을 줄이자고 선언했지만, 매번 오너들을 불러다가 호통을 치는 모습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 재벌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오너가 불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재벌 대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해,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의원이 냈지만 정무위에서 활발한 논의를 거치지 못했는데, 민주당이 정무위원장을 가져가면서 잠자던 재벌개혁 법안들이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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