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감원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 지급 권고를 거부해 종합검사 대상 1순위로 떠오른 삼성생명은 다음 달부터 시작될 검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원장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삼성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가능성에 대해 “아직 확정되진 않았으나 삼성생명도 종합검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복성 검사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검사를 유예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즉시연금과 암보험 등은 금융사의 여러 업무 중 하나이기 때문에 검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불명확한 약관을 이유로 덜 지급한 즉시연금을 일괄 지급하라는 금감원의 권고를 거부해 종합검사 대상 1순위로 거론돼왔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7월 26일 이사회에서 금감원의 일괄 지급 권고를 거부하고 상품 가입설계서상의 최저보증이율 적용 시 예시 금액보다 적게 지급한 금액만 지급키로 했다.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은 총 4300억원(5만5000건)이며, 이사회 이후 지급한 미지급금은 71억원(2만2700건)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과소 지급한 즉시연금을 지급하라며 민원을 제기한 가입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처음 소송을 제기했던 민원인이 분쟁조정 신청을 취하하자 다른 민원인을 상대로 동일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윤 원장은 삼성생명의 이 같은 결정 이후 공식 석상에서 꾸준히 종합검사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윤 원장은 삼성생명의 권고 거부 직후인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에서 “오해 받을 일은 안 해야 하지만 삼성생명도 한화생명도 우리의 검사업무와 관련된 업무가 굉장히 많다”며 “다른 일로 검사를 나갈 일이 반드시 있을 텐데 그것까지 피하는 건 앞뒤가 안 맞고 조심해야 하지만 할 일은 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이달 14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형 보험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며 삼성생명을 겨냥했다.
그는 보험금 지급 결정을 외면하는 대형 보험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대형사가 업계를 이끌면서 모범을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 많다”며 “희망하는 것처럼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형사는 건전성 위험이 생겨도 감독기관에서 통제를 못하는 ‘투 빅 투 페일(Too big to fail·대마불사)’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삼성생명 종합검사 여부와 관련해 “즉시연금 부분에서 삼성생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관심을 갖는 것은 잘 알겠다”면서도 “그동안 언급했듯이 이 문제만으로 종합검사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민원 같은 경우도 일종의 지표니까 그 부분이 많다면 종합검사를 할 수는 있다”며 사실상 삼성생명을 지목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생명의 자체 민원과 대외 민원 등 전체 민원 건수는 2006건으로 총자산 30조원 이상 8개 주요 생보사 중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해 9월 개설된 금감원의 즉시연금 전용 코너를 통해 접수된 즉시연금 민원 건수는 삼성생명(67건), 한화생명(33건), 교보·동양생명(각 20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 달 초 종합검사 대상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난 2015년 이후 4년여만에 종합검사를 부활시켜 유인부합적 검사를 실시한다.
종합검사 대상 선정 지표는 금융소비자 보호, 건전성, 내부통제·지배구조, 시장영향력 등 4개 핵심부문에 따라 공통 지표와 권역별 지표로 나뉜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j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