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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 유도하려면 규제부터 풀어야

[NW리포트ㅣ카드사 마케팅비의 진실②]비용절감 유도하려면 규제부터 풀어야

등록 2019.05.02 07:53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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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비용 가운데 부가서비스 가장 큰 비중일회성 판촉비·마케팅비 줄여 수익성 보장엔 한계금융당국, 카드사간 합의 통한 규제 완화 필요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카드사 수수료 개편은 중소상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촉발됐다. 이 근간에는 카드사들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중소상인에게 전가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과도한 마케팅비를 지출해 고객을 유치하는 카드사들의 행태가 잘못됐다는 판단에서다. 과도하게 지출되고 있는 마케팅 비용을 축소시키면서 카드사들의 경영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금융당국과 카드사간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카드사들의 마케팅비 지출을 보면 ‘출혈경쟁’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총 6조7000억원으로 2015년 이후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2015년엔 4조8000억원이었던 것에서 2016년 5조3000억원, 2017년 6조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카드사들도 이유는 있다. 비용을 줄이는 만큼 수익이 남는다는 기본적인 원리를 거스르는 이유는 제한된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가장 큰 고객 유인책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드 시장은 한 쪽이 커지면 한 쪽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알짜카드’ ‘혜자카드’로 알려진 카드들이 탄생한 배경이기도 하다. 학생이나 직장인 등 맞춤형 부가서비스를 탑재한 카드들이 우후죽순 쏟아진 것도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한 방어책이었던 셈이다. 고객 유치가 곧 카드 사용액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라 카드사들은 양적 성장에 더 집중해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규 발급하는 카드에 대해 수익성 분석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 적자인 것을 알면서도 과도한 혜택을 탑재한 카드 출시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출시 5년이 지난 적자카드에 대해서는 단종을 통한 정리를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고객 유인책인 알짜카드를 모두 없앨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4700여개의 카드 가운데 차별화를 하려면 혜택이 많은 상품을 만들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우선 일회성 마케팅비용을 줄이기에 나섰다. 올해 1분기 카드사들 실적에서 카드 수수료 수익은 250억원에서 3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상쇄하기 위해 일회성 마케팅비용을 줄였다. 실제로 올해 들어 연초 프로모션, 명절 프로모션 등이 눈에 띄게 줄었다.

다만 일회성 프로모션을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어보인다. 마케팅 비용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카드 상품 부가서비스 항목이다.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카드사 마케팅 비용 지출세부 항목을 보면 부가서비스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부가서비스 비용에는 포인트적립, 제3자 포인트, 할인서비스, 기타 부가서비스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부가서비스 비용은 총 5조400억원으로 전체(6조7000억원)의 75%에 달한다. 판촉비, 프로모션 등 일회성 비용이 1조를 넘어서는 등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없이는 마케팅비 축소가 어렵다는 뜻이다.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에는 카드 상품에 탑재한 부가서비스는 출시 3년 이후부터 축소할 수 있게 돼 있지만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부가서비스 축소를 사실상 허용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지난 9일 발표한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구조 개선안’에도 부가서비스 축소 부분에 대해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

과도한 부가서비스 등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카드사와 가맹점수수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카드 상품에 대해 약관 변경을 승인하겠다고 했지만 약관변경 심사는 추가적인 실무논의를 거쳐 처리하는 것으로 남겨뒀다.

금융당국이 신규 발급하는 카드에 대해 수익성 분석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기로 한 만큼 무분별한 ‘적자카드’ 발급은 줄일 수있게 됐다. 때문에 카드업계에서는 출시 3년이 지난 카드 상품의 서비스 축소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마케팅 비용을 카드사와 가맹점이 나눠서 부담하는 경우라면 부가서비스 축소가 더욱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약관 변경이 가능한 시점이 되면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합의에 따라 약관 변경을 승인하는 등의 규제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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