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사촌’이 달라붙은 정겨운(?) 어감의 이 말, 어쩌면 머지않아 사전에서만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웃과 정이 들기는커녕, 아예 교류 없이 지내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4명(39.8%)은 현재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젊을수록, 1인가구일수록, 다른 지역보다 서울에서 모른다는 비율이 높았는데요. 오가는 인사 소리도 적어졌을 터, 응답자 3명 중 1명(35.7%)은 평소 이웃들과 인사를 잘 나누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아서(57.9%), 이웃과 교류하지 않아도 딱히 불편한 일이 없어서(52.6%)라는 답변을 많이들 꼽았습니다.
또 이웃과 인사나 교류를 하는 게 어색하고(38.5%), 그냥 모르고 지내는 것이 편하며(31.2%),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30.9%)를 이유로 고른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정(情)의 상징과도 같던 이웃사촌, 이제는 의미도 꽤 퇴색된 듯합니다. 한국사회에서 이웃사촌의 의미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이들(42.3%)보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55.0%)이 더 많은 것.
설문을 진행한 트렌드모니터 측은 이 같은 조사 내용들에 대해 현대인들이 이웃과 소원하게 지낸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는데요.
트렌드모니터 “이웃에게 인사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예절이라고 생각하던 예전 한국사회 분위기와 많이 달라졌다.”
이런 분위기, 물론 단점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이 같은 흐름을 ‘소통 단절’ 정도로 치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각종 인간관계가 온·오프라인에 걸쳐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시대에 단지 ‘옆집에 산다’는 걸 소통의 근거로 삼을 까닭은 없기 때문.
또 교류를 않는 주요 이유로 ‘이웃을 믿을 수 없는 세상이라서’가 꼽혔듯, 타인에 대한 적절한 경계는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기도 했지요.
이웃사촌 vs 혹은 서로 잘 모르면 더 좋을 옆집 누군가. 당신은 어느 쪽이 편한가요?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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