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2년간 비관론 보이다 긍정 선회“메모리반도체 과잉재고 예상보다 빨리 고갈”국내 증권가, NH·대신證 등 삼성·하이닉스 베팅
월가의 긍정 전망에도 국내 증권가 일각에선 일본 수출 규제 장기화와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 기준금리 인하 기조 등에 주목하며 보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외 변동성을 고려하면 과도한 기대감에 베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제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며 “재고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고갈되고 있다. 메모리 공급량은 2020년 장기 수요 증가율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재고 조정과 감산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 6월부터 스토리지용으로 사용되던 낸드플래시 재고 감소가 이미 시작된 가운데 최근 도시바 메모리 정전으로 공급이 줄며 재고 문제는 더 빨리 해결될 수 있다는 것. 특히 낸드플래시의 경우 올해 하반기나 내년을 기점으로 공급이 수요보다 적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D램의 경우 낸드플래시보다는 더디지만 동반 가격 상승을 기대한다고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실제로 D램 가격도 최근 완만한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대표 제품인 DDR4 8기가 D램의 현물시장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3.74달러로 일주일간 14.6% 올랐고, 저점 대비로는 24.1%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기존 5만10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투자등급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도 기존 6만9000원에서 9만원으로 30% 이상 크게 상향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일본발 반도체 수출 규제에도 예상 외의 선방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난 1일 4만66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4만6850원으로 소폭 상승했고, SK하이닉스의 경우 같은 기간 7만원에서 78000원으로 11% 이상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반도체주를 쓸어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9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조194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코스피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8952억원), 2위는 SK하이닉스(2690억원)가 차지하며 반도체에 대부분의 투자금이 쏠렸다.
국내 증권가에선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국내외 변동성이 상존하는데다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평균 주가가 올해 2분기와 가장 유사했던 시기는 지난 2017년 2분기인데 당시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현재의 2개 이상이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2017년 2분기와 현재의 평균 주가가 유사했는데 당시 영업이익은 3조7000억원으로 현재의 5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을뿐더러 만약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확정되면 수출 규제 장기화는 불가피하다”며 “현재 실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면 지금의 주가 수준은 부담스럽다. 현 수준에서 경계감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칩 현물과 낸드 웨이퍼 가격이 2주 연속 인상적인 속도로 상승 중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여전히 노이즈도 상당히 많은 편”이라며 “최근의 현물가격 상승은 한일 갈등으로 인한 불안 심리와 일부 모듈 업체들의 투기적 거래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주가에는 올해 4분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를 위해서는 3분기 내 재고 감소가 이뤄져야 한다”며 “4분기 턴어라운드 논리가 현실화될 땐 지난 4월 고점을 상회하는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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