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손실로 현대百 영업익 28% 감소적자폭 줄고 있지만 흑자 전환까지 요원두산면세점 인수, 규모의 경제 실현 노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지난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액은 1조58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867억원으로 27.6%나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지분 100%를 보유 중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손실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11월 개점 이후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700억원, 올 1분기 1569억원, 2분기 1940억원, 3분기 2108억원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56억원, 236억원, 194억원, 171억원으로 감소 중이지만 이 속도대로라면 흑자 전환을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5년 15년만에 벌어진 대기업간의 ‘1차 면세점 대전’에 참여했다가 7개 기업 중 ‘꼴찌’를 하는 수모를 겪었다. 설상가상 백화점 경쟁사인 신세계가 그해 말 2차 면세점 대전에서 특허를 획득, 면세점 시장에 진출하면서 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 빅3’ 중 유일하게 면세업을 하지 않는 회사가 됐다. 당시 면세사업은 최근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될 정도로 높은 성장을 하고 있어, 현대백화점 입장에서는 면세점이 숙원사업이 될 수밖에 없었다.
현대백화점은 사업계획서를 대폭 수정하는 등 절치부심 끝에 2016년 신규 면세점 특허를 따내고 지난해 말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오픈했다. 후발주자였던 신세계가 백화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해 ‘면세점 빅3’가 된 만큼, 현대백화점 역시 명품 브랜드 유치 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초기부터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문제는 현대백화점이 특허를 따낸 후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다는 점이다.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특허를 획득하면서 서울 시내 면세점은 총 13곳으로 늘어나며 포화 상태가 됐다. 여기에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리스크가 터지면서 국내 면세시장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 크게 줄어들었다. 현대백화점도 당초 개점 일정을 두 차례나 연기했다.
현재 면세시장은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단시간 안에 여러 면세점을 돌아야하기 때문에 강북 면세점을 선호하는데, 현대백화점은 강남에만 단일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수수료를 높게 책정해야 하고 이 때문에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이 적자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추가 매장 확보가 절실하다. 특히 관광객과 따이궁이 밀집한 강북에 강북에 새로운 매장을 확보한다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몸집을 키워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바잉 파워를 늘려야 수익성을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수적이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두산과 두산의 면세점 입지 및 자산을 인수하는 내용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신규 특허 입찰을 앞두고 두산이 때마침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하면서 현대백화점에게는 기회가 온 것이다.
두산이 면세점을 운영한 두산타워는 동대문 한복판에 위치해있어, 관광객과 보따리상을 유치하는 데 더 유리하다. 지리적 이점이 있는 동대문 매장 입지를 확보해 강북 진출을 모색할 수 있고, 보세창고나 직원까지 승계한다면 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두타가 쇼핑몰로 지어져 층고가 낮기 때문에 면세점에 적당한 구조는 아니라는 점은 아쉽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두산과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입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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