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4일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 흥행 여부 불투명···대부분 ‘미적지근’ 반응내년도 특허 추가 가능성···출혈경쟁 악순환
3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대기업 중 일부가 다음달 14일 마감하는 신규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 올해 대기업 시내 면세점 특허를 서울에 3개, 인천에 1개, 광주에 1개 등 총 5개 부여하기로 했다. 이 특허는 최대 허용치일 뿐, 입찰·심사 결과 5개 면세점이 모두 생기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신규 특허가 서울에만 3개나 쏟아져 나오는데도, 이번 입찰에 적극적인 입장을 드러낸 기업은 아직 없다. 2015년과 2016년 면세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부르며 대기업 사이에서 쟁탈전이 벌어졌던 것과는 판이하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후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에 의존하는 구조가 더 심화하면서 송객 수수료 경쟁이 과열돼 면세사업의 수익성도 크게 떨어졌다.
출혈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로 면세기업들의 이탈도 시작됐다. 지난 9월 한화갤러리아가 여의도의 갤러리아 63 면세점의 문을 닫은 데 이어 두산마저 동대문 두타 면세점의 특허권을 조기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서울 시내에만 최대 3개의 특허가 추가된다면 경쟁이 더 치열해져 생존하기가 어려워질 게 불보듯 분명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또 현대백화점을 제외하면 롯데, 신세계, 신라 모두 서울 시내에 이미 2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인 만큼 추가 특허에 대한 니즈도 충분하지 않다. 이번에 나오는 특허가 ‘최대 허용치’인만큼 입찰 흥행에 실패하면 3개 면세점이 모두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내년에도 서울 시내에 신규 특허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관련업체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면세시장의 파이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에 특허를 뺏긴다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규 특허에 아예 관심을 끄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 관광객이 많은 여의도와 동대문 지역에서 한화와 두산이 빠지면서 여기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특히 강남에서 1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추가 사업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8월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면세사업 투자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