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수 감축·희망퇴직 등으로 고정비 절감항공·운송·여행·호텔 제외한 비주력 사업정리각 계열사별 수익성 낮은 사업 일부 떼 낼 듯대한항공 경영안정 이후 추진···일러야 2021년
16일 재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3일까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운항 승무원이나 기술 및 연구직, 해외근무직원 등 일부 직종을 제외한 일반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 받고 있다.
회사 측은 “정년인 60세에 앞서 새로운 인생 설계를 준비하는 직원들에게 더욱 나은 조건으로 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권고나 강제성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2013년에 이어 6년 만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업황 둔화와 실적 부진 여파로 2011년부터 수시감원체제를 도입, 3년 연속 자발적 퇴사자를 받아왔다. 이 기간 회사를 떠난 인원은 2011년 100여명, 2012년 50여명, 2013년 110여명 총 260여명이다.
이번 희망퇴직 역시 비용절감 일환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여객과 화물 수요 부진, 환율과 유가 상승 등 대외적 리스크 등이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80% 가까이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적자폭이 12배 이상 커졌다.
대한항공이 10월 근속 만 2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에서 최대 6개월의 무급휴직 신청을 받은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조 회장은 임원수를 20% 이상 축소하는 식으로도 인건비 절감을 꾀했다. 3분기 기준 한진그룹 5개 상장사의 총 임원수는 182명인데, 이 중 40명 가까이 줄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항공업과 물류업, 여행업, 호텔업을 제외한 비주력 사업의 정리도 계획 중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항공운송 주축인 대한항공과 이를 지원하는 항공 제작, 여행, 호텔 사업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 “이익이 안 나는 사업은 버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진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자회사나 계열사를 통째로 매각하기 보단 일부 사업군을 정리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한진그룹은 12월 현재 상장사와 비상장사, 해외 계열사를 포함해 32개사를 두고 있다. 대부분이 항공이나 운송, 호텔, 여행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대표적인 적자 회사는 호텔업의 칼호텔네트워크와 레저업의 왕산레저개발, 레동레저 등이다. 하지만 이들 회사는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생전에 공들인 사업이면서, 조 전 회장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처로 거론된다. 더욱이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쉽사리 철수를 선언하기 힘들다.
지난해 적자전환한 항공종합서비스와 수익성이 급감한 싸이버스카이 등도 정리 대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항공종합서비스는 공항과 도시간 리무진 운영이나 호텔운영대행을 맡고 있고, 싸이버스카이는 기내 면세품 위탁판매 업체로 대한항공을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계열사의 영위사업 중 손실이 계속되거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일부를 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한진의 차량종합사업은 법인 장기 렌터카와 제주 단기 렌터카, 주유소, 윤활유 판매, 자동차 정비 등의 사업을 운영한다. 항공운송업과 연관성이 그다지 높지 않고 돈벌이도 안 된다. 한국공항 광산업의 경우 석회석을 채광하고 파쇄해 포스코에 제철용으로 공급한다.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2.2%에 불과해 중요도가 크지 않다.
다만 사업 정리 시점은 이르면 2021년 하반기로 점쳐진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자리를 잡으면 정리할 사업이 있을 것”이라며 선결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는 내후년 초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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