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면접 인터뷰 통해 차기 CEO 선임윤 회장, 재임 기간 중 그룹 이익 2배로 키워사법 리스크 없고 내분 조짐 없는 ‘만점경영’“후배 CEO 육성 있었기에 내부 경쟁도 가능”
2014년 취임 이후 줄곧 나타낸 경영 실적이나 조직을 이끌어 온 리더십과 도덕성 등을 고려한다면 윤종규 현 회장을 꺾을 만한 경쟁자가 없다는 것이 대세론의 주된 배경이다.
KB금융지주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28일 10명이던 차기 회장 후보군 롱 리스트 중 6명을 배제하고 4명의 후보로 압축한 숏 리스트를 확정 발표했다.
숏 리스트에는 3연임을 노리는 윤종규 회장을 비롯해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등 그룹 내 CEO 3명과 유일한 외부 출신 인사인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오는 9월 16일 7명의 회추위원 앞에서 심층 면접 인터뷰를 통해 향후 KB금융을 이끌어 갈 비전과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회추위원들은 면접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투표를 바로 진행해 3분의 2인 5표 이상을 획득한 후보를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하게 된다.
3년 전인 2017년에는 일부 후보가 중도 사퇴하면서 윤종규 회장이 사실상 ‘무혈 연임’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4명의 후보 모두 최종 레이스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각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회장의 표면적 당락 구분은 회추위원들이 보고 듣게 될 면접 인터뷰가 좌우하게 되겠지만 CEO로서의 전반적 평가의 기준인 실적, 리더십, 도덕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어찌 보면 인터뷰 이외 요소가 차기 회장의 윤곽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윤 회장이 2014년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그동안 보여준 성과를 판단한다면 3연임의 가능성을 ‘확정’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KB금융지주 출범 이래 최대의 위기였던 ‘KB 내분 사태’ 직후 회장에 취임한 후 현재까지 큰 잡음 없이 KB금융을 이끌어 왔다.
우선 CEO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 잣대인 실적 측면에서 다른 경쟁자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윤 회장의 ‘풀타임 경영’ 첫해였던 지난 2015년 KB금융의 연간 순이익은 1조6983억원이었다. 4년 후인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3조3118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룹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 경신은 덤이었다.
CEO 1기 재임 때 현대증권(현 KB증권)과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등을 인수하며 그룹의 덩치를 늘리는데 성공했다면 CEO 2기 재임 중에는 그룹 전체의 균형적 발전을 꾀하는데 온 힘을 다했다. 올해 성취한 푸르덴셜생명 인수 건도 균형 성장의 사례 중 하나다.
조직 내에서도 안정적 분위기로 그룹 전체를 통솔했고 채용 비리나 금융사고 등의 문제 때문에 홍역을 치른 다른 금융그룹 CEO와 달리 크고 작은 리스크에 휘말리지 않았다는 점도 윤 회장에게는 상당한 호재다.
최근에는 젊은 임직원들과도 비대면 형태로 적극적 소통에 나서면서 ‘대화하는 CEO’로서의 이미지도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KB금융 차기 회장 레이스가 윤 회장 본인의 독주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KB금융 내부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윤 회장이 후배 경영인들을 꾸준히 육성했기 때문에 내부 경쟁자도 등장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에 윤 회장의 경쟁자로 나선 이동철 사장이나 허인 은행장은 모두 윤 회장에게는 후배들이다. 아쉽게 숏 리스트에 들지 못한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도 이 사장, 허 은행장과 같은 1961년생으로 KB금융의 주요 CEO로 활약하고 있다.
윤 회장은 6년 전 KB 내분 사태가 곪았던 내부 경영진 간의 알력 다툼에서 비롯된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동안 후배 경영진을 밀고 끌어주며 그룹 내의 단합과 경영 노하우 전수에 힘을 쏟기도 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안정적인 이익을 남기면서 경영 능력을 과시했고 차기 회장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까지 성장했다.
이 사장과 허 은행장 모두 내년이면 만 나이로 60대에 접어든다. 그러나 차기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3년에도 만 62세이기에 차기를 노려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따라서 회장 경쟁에서 처진다고 해도 현재 맡고 있는 CEO 직함이나 또는 다른 그룹 내 계열사에서 맡을 직함을 통해 각자의 역량을 확장한다면 스스로의 성장 계기를 다져 ‘포스트 윤종규’의 주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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