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무역, 화약·방산·기계부문과 통합금춘수 부회장, 지원부문···그룹 경영 총괄役2016년 합류 옥 사장, 지원 제외 전사업 지휘로봇사업 양수·분산탄 분할 등 성과내기 집중
2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무역부문 일부사업을 타 부문과 통합하고, 한계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골자는 무역부문 유화사업을 방산·화약부문으로 넘기고, 기계사업을 기계부문과 합치는 것이다.
무역부문은 크게 ▲유화 ▲석유화학 ▲기계 ▲상품 총 4가지 사업을 영위한다.
방산·화약부문으로 통합되는 유화사업은 유화사업부와 석유화학사업부를 아우른다. 유화사업부는 석유에너지와 합성수지, 화학소재 등을 유통·판매한다. 석유화학사업부는 납사를 원재료로 하는 각종 제품의 내수판매와 수출, 삼국무역을 수행한다.
기계사업부는 정밀부품과 무기체계, 산업기계 등 각종 기계류의 트레이딩을 맡고 있다.
식품 브랜드와 식량자원, 생활자재, 철강 제품을 담당하는 상품사업부는 일부 아이템의 영업을 중단한다. ㈜한화는 식량과 철강 관련 시장환경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고, 조만간 경쟁력이 떨어지는 품목을 정리할 예정이다.
무역부문이 ㈜한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대 안팎으로, 중요도가 큰 편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성장률과 원재료값, 환율 변동, 보호무역주의, 국가간 갈등 등 대외적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교역량이 급감한 올해 상반기에 무역부문 매출은 11% 넘게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하며 250억원의 손실을 냈다.
㈜한화는 연계 사업간 시너지 극대화와 자체 사업 안정적 수익 창출 방안을 고심했고,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무역부문의 주된 업무가 대행업인 만큼, 거래처와 공급처를 한데 묶어 관리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시장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사업재편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한다. 무역부문이 올 상반기 해외 사무소 6곳을 폐쇄하고,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한화는 이번 작업으로 연간 200억원 규모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추산된다.
무역부문 폐지 이후 ㈜한화의 경영구조는 금춘수 지원부문 부회장과 옥 사장 ‘투톱 체제’로 전환된다. 이민석 무역부문 부사장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주사격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만큼, 갈 수 있는 자리는 많지 않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2016년 한화맨이 된 옥 사장의 위상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그는 한화케미칼과 한화건설을 거쳐 2017년 ㈜한화 화약부문 대표에 올랐다. 이듬해 화약·방산 통합부문 대표를 맡았고,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 기계부문 대표까지 총 3개 부문을 통솔하게 됐다. 옥 사장은 무역부문 흡수가 끝나면, 지원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이끌게 된다.
금 부회장이 수장인 지원부문은 2018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해체 이후 신설된 조직이다. ㈜한화 소속이기 때문에 그룹 전 계열사와 자회사를 지원하고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즉, 금 부회장은 그룹 경영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안을 총괄하고 옥 사장이 ㈜한화의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내는 임무를 맡은 셈이다.
최근 들어서는 옥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업가치를 증대할 수 있는 신사업을 밀어주거나, 성장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를 치우는 식이다.
㈜한화는 이달 31일 계열사 한화정밀기계의 협동로봇사업 양수를 앞두고 있다. 로보틱스 미래 혁신 기술 확보와 머티어리얼 핸드링 분야 경쟁력 강화 등 시너지 창출이 목적이다.
지난달에는 방산부문의 분산탄 사업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분산탄 사업은 11월 독립법인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를 신설한다. 비윤리적 무기라는 비판을 받아온 분산탄 사업을 떼내면서, 글로벌 영업 제약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옥 사장이 사실상 ㈜한화 사업을 전담하게 됐다”며 “㈜한화에서 전략부문장을 맡은 김동관 부사장이 경영보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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