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가 발표한 유튜브 동물 영상 모니터링 결과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조사는 시민 모니터링단 15명이 국내 수익 상위권 채널 17개를 포함한 79개 계정의 413개 영상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413개 영상에서 등장한 동물만 82종에 달했습니다. 보다 자세히는 개(47%)와 고양이(24%)가 대부분이었지만, 여우·사향고양이·미어캣·갑각류·호저·알파 등 쉽게 보기 어려운 동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 일부 영상에서는 열악한 위생 상태와 부적절한 생태 환경 등 동물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조건들이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동물 학대 소지가 있는 영상도 20%나 발견됐는데요.
주로 개와 고양이가 등장하는 인기 ‘챌린지’ 영상 역시 ‘학대’로 분류됐습니다. 장애물 피하기, 투명 벽 부딪히기, 탈 쓰고 놀라게 하기 등에 동물들이 자리를 피하고 짖는 등 불편해하는 행동을 보여도 촬영은 계속됐기 때문이지요.
영상에 드러나는 반려인의 태도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유행을 따라가는 챌린지나, 특정 반응을 지켜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동물들을 위한 훈련이라기보다 인간의 재미를 위해 기획된 ‘괴롭힘’으로 보인다는 것이지요.
희귀·야생동물들은 신기한 소품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조회수를 노린 일부 제작자들은 사나운 동물을 만지거나 괴롭혔고, 음식이 될 수 있는 동물은 직접 잡아먹고 혐오 표현을 하는 자극적인 연출을 보였습니다.
카라 측은 이러한 영상에 달리는 댓글 역시 미디어 동물 학대를 구성하는 요소라며 우려를 나타냅니다. 학대에 동조하거나 더 부추기는 일부 댓글들이 다음 영상 제작에도 영향을 미쳐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지요.
또 영상 속 학대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거기에는 어김없이 ‘프로불편러’, ‘유난스럽다’와 같은 무시하는 반응들이 따랐는데요.
아슬아슬 선을 넘나드는 영상이 많아지고 있음에도 아직 관련 규제는 전혀 없는 상황. 당신이 봤던 영상 속 동물들은 정말 괜찮았을까요?
뉴스웨이 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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