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코스피 3000 도달 시간 문제”···JP모건, 3200선 제시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1.3%”···IMF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민간소비 4%대 감소, 취업자수 8개월 연속 감소 등 지표 최악
증권가에서는 내년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2021년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특히 높다”며 내년 코스피 지수가 3200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시와 실물경제 간 괴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까지 자산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와중에도 실물경제는 여전히 바닥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실물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자산시장과의 괴리가 커질 경우 자산 양극화, 실물경제 회복 시 자산가격 조정 등 여러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실물경제와 관련한 숫자 통계를 살펴보면 실물-증시 간 괴리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2700선 뚫은 코스피···증권가 “내년 코스피 3000 간다”
지난달 말 2600선 고지를 넘어선 코스피는 이달 들어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전입미답의 ‘2700선 돌파’라는 새 역사를 썼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한때 1400선까지 폭락했던 지수가 약 9개월 만에 1300포인트 가까이 치솟는 극적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지난주 코스피는 2770.06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9일 세웠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2755.47)를 이틀 만에 다시 넘어섰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외국인이 원화 강세와 코로나19 백신 기대 등에 힘입어 코스피 매수 행진을 이어가면서 상승장을 이끄는 모습이다.
또한, 올해 개인투자자는 지난 11일까지 코스피에서 45조520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6조9247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순매수액을 합치면 총 62조445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시장에서 11조8012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증시 주변으로 유입된 개인투지자들의 자금은 약 1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1조34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27조3933억원)보다 무려 33조9559억원이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180억9586만달러(약 19조7154억원)로 집계됐다.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2018년 15억7030만달러(1조7108억원), 지난해 25억1111만달러(2조7358억원) 등으로 점점 늘어나다 올해 들어 폭증했다.
주식시장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3000선 돌파를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 3000은 지난 11일 종가인 2770.06보다 8.3%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는 지난 11월 한 달간 14% 상승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벌써 약 8%나 올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3000까지는 불과 10% 이내인데, 추가 상승 여력을 열어둬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시장의 중심 축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개선 사이클이 맞물리고 있고 내후년까지는 이들 업종의 동반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IMF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 유력···실물경제, 얼마나 바닥인가
반면,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3%로 전망했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도 –1.1%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역성장은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98년(-5.1%)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 들어갔고,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검토되면서 가까스로 나타난 경기회복 흐름이 다시 꺾일 우려가 제기된다.
고용 상황도 여전히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 취업자 수는 2708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2만1000명 감소했다. 이는 지난 4월(-47만6000명) 이후 6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취업자 수는 3월(-19만5000명), 4월(-47만6000명), 5월(-39만2000명), 6월(-35만2000명), 7월(-27만7000명), 8월(-27만4000명), 9월(-39만2000명)에 이어 8개월 연속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월 8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 감소다.
특히 감소 폭이 5월부터 일시 축소됐다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9월부터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제조업에서 감소 폭이 확대됐다”면서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된 영향으로 교육 서비스, 도·소매에서 감소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실업자는 10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4000명 늘었다. 지난 9월 100만명을 기록한 이후 10월까지 두 달째 100만명대다.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2000년 10월(3.7%)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다.
내수위축 우려도 여전하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그동안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크게 위축됐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민간소비는 분기별로 –4%대 감소 폭을 보였다.
민간소비 회복세가 여전히 약한 가운데 4분기에도 기댈 곳은 수출뿐인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고 유럽에서도 다시 봉쇄 조치가 추진되는 등 해외 수요에 영향을 미칠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진정되지 못해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는 단기 마이너스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무엇보다도 민간소비의 회복세 지연을 유발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지난 8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에서 “현재 진행 중인 실물과 금융 간의 괴리 현상이 자산가치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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