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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먹거리 올인···이재용 눈은 美 파운드리로

4대그룹 먹거리 올인···이재용 눈은 美 파운드리로

등록 2020.12.24 16:20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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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구광모, 성장동력 찾기 집중전기차, 소재, 전장 등 사업 재편 활발이재용, 미국 오스틴공장 신규투자 유력

오는 30일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임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오는 30일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임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국내 4대 그룹을 중심으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와 혁신’ 없이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 재편, 먹거리 확보 등 성장 전략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 경영전략을 수립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일제히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하는 기업은 단연 현대차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0월 그룹 총수로 올라선 뒤 곧바로 신사업 계획을 줄줄이 쏟아내고 있다.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현대오토에버-오트론-엠엔소프트’ 3사 합병 발표 등은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시키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오토에버는 내년 4월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차량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달 정 회장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보유한 러시아 공장(연산 10만대) 인수도 결정했다. 이로써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연 23만대)을 포함해 러시아에서만 30만대 이상 완성차 생산 능력을 확보해 동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배터리·반도체 소재, 바이오, 수소 등 신사업에 역량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달 초 SK(주)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내년에 최 회장이 해외 수소 사업자와 투자 협약을 내놓을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바이오 사업은 내년 1분기 인수작업 마무리를 목표로 바이오의약품 분야 CMO(위탁생산)업체인 프랑스 이포스케시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SKC는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인 동박 사업 확장을 위해 말레이시아에 SK넥실리스 해외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폴란드 공장이 있는 동유럽에도 공장 건립을 모색하고 있다. 동박 소재는 현재 3만4천톤에서 2024년께는 10만톤 이상 생산능력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SK머티리얼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및 배터리 음극재 소재 사업을 내년에 본격화한다.

LG는 가전 회사 이미지를 벗고 전기차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를 모색 중이다. 구광모 회장은 내년 취임 4년차에 ‘LG에너지솔루션’(이차전지)과 ‘엘지마그나’(전기차 파워트레인) 2개 신설회사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광모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집중하는 양축은 이차전지와 전장이며 여기에 인공지능(AI) 및 로봇 기술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에서 분사된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차량용 전장 사업의 경우 ‘인포테인먼트-파워트레인-헤드램프’ 3개 부문으로 나눠 매출 확대 전략을 추진한다.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신사업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삼성전자의 움직임에도 재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반도체(DS)·가전(CE)·무선(IM) 등 사업부문별 경영진과 해외법인 임원들이 모여 글로벌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 재판 등이 맞물리며 굵직한 신규 투자 보따리는 풀어내지 않았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오는 30일 결심 공판이 예정돼 있어 삼성 내부에선 연말에도 재판 준비로 분주하다. 법조계에선 특검과 변호인 측 최종 변론이 끝나면 내년 1월 말께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 관계자는 “해를 넘기면 파기환송심 재판만으로 5년째 발목이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실행 중인 삼성은 내년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확정하면서 2위인 삼성전자의 증설 행보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도 삼성전자에 반도체 공장 증설을 사실상 요구했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 시점이 주목받는다.

삼성전자는 “투자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년에 AI·5G 수요 증가에 따른 파운드리 시장 확대 전망을 고려하면 이재용 부회장이 조만간 파운드리 신규 투자를 확정할 거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무엇보다 올 4분기 세계 시장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55.6%, 삼성 16.4%로 양사간 격차는 39%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이는 지난 3분기 29%포인트에서 더 벌어진 것이다. TSMC 추격 의지를 높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증설 계획 등을 글로벌전략회의에서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TSMC가 애플과 함께 자율주행 관련 칩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견제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인근에 부지를 매입해 개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0월엔 삼성이 오스틴 시의회에 개발 승인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고객(IBM, 인텔, 엔비디아 등) 확보 경쟁을 하는 TSMC 견제 차원에서 미국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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