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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 금융당국도 ‘대우건설 졸속 매각’ 주목···산업은행 ‘사면초가’(종합)

국회도 금융당국도 ‘대우건설 졸속 매각’ 주목···산업은행 ‘사면초가’(종합)

등록 2021.07.13 16:00

수정 2021.07.13 16:3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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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조 투입한 대우건설 2.1조에 매각” “가격 인하 요구 수용한 초유의 사태”“금융당국이 절차상 문제점 파악해야” 은성수 “산은이 조사 중···잘 살펴볼것”産銀은 신중론···“LP로서 관여 어려워”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과정에서의 실책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중흥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매각 측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수정 인수가격을 받아 ‘졸속 매각’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금융당국도 이 문제를 들여다볼 것임을 예고하면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우건설 매각 관련 질의에 “관리 책임이 있는 산업은행이 조사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우건설 매각 절차가 비상식적이라는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대한 답변이다. 일단 은성수 위원장으로서는 산업은행 측에 공을 넘기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지만, 그 역시 거래에 문제가 있다는 데 공감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5일 중흥건설 컨소시엄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흥건설과 경쟁자인 DS네트웍스 측에 인수가격을 고치도록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초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 DS네트웍스는 1조8000억원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격차가 5000억원에 이르자 중흥건설은 가격을 2조1000억원으로 조정하겠다고 요청했고, 결국 KDB인베스트먼트는 양측 모두에 투자 제안서를 수정하도록 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KDB인베스트먼트 측은 원매자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뿐이며, ‘비가격 조건’도 수정토록 했다고 해명했다. 특정 업체를 밀어준 게 아니라 매도자와 매수자간 의견 조율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외부에선 절차상 문제를 따지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식 입찰 후 가격을 다시 받은 흔치 않은 케이스인데다 예비입찰과 예비실사 등 통상적인 M&A 과정 또한 생략됐기 때문이다.

덧붙여 KDB인베스트먼트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와 함께 모회사인 산업은행(인수합병실)을 대우건설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것도 뒤늦게 도마에 올랐다.

이날 윤재옥 의원은 “지난 2017년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했을 땐 6개월 걸렸지만, 이번엔 5월말 M&A 자문사 선정 후 본입찰까지 25일 만에 초스피드로 진행됐다”면서 “가격 인하를 수용한 것을 놓고도 시장에선 초유의 사태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세금으로 3조2000억원이 투입된 만큼 한 푼이라도 더 받아야 하는데, 당사자가 깎아달라고 해서 깎아주면 앞으로 인수합병할 때 어떻게 수습하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매각 가격과 관련해서도 윤 의원은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KDB인베스트먼트로 넘길 때 장부상 가격을 1조3000억원으로 다운시켰다”며 “이를 2조1000억원에 매각하니 8000억원을 남긴 셈이 됐는데, 싸게 팔았다는 것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자회사로 넘겨 처리한 게 적정한지, 매각과정이나 절차가 규정 또는 법을 위반한 것이 없는지 금융위가 조사해 조치를 취해달라”고도 주문했다.

국회에서의 발언에 산업은행 측은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그간 누차 언급했던 것처럼 대우건설 매각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어떠한 후속 조치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이들은 선을 그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은 위원장의 발언과 달리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어떠한 검사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펀드의 LP(유한책임사원)인 만큼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매각주관사 선정 논란을 놓고는 “매각주관사는 어디까지나 매각 측의 입장을 반영해 움직일 뿐, 그 권한을 넘어설 수는 없다”며 “거래가 진행 중인 지금으로서는 잘잘못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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