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상장 주관사 RFP 발송 및 TF 구성오너가 승계 재원 마련 핵심 계열사로 활용돼이선호, 제당 파트너십 체결 나서며 대외 행보올 연말 정기 임원인사서 임원 승진 가능성 거론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이번주 중 국내외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CJ올리브영은 이번주 중으로 상장 준비를 담당할 태스크포스(TF) 역시 구성한다. 이르면 내년 말께 코스피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은 국내 헬스앤뷰티스토어(H&B) 1위 자리를 수년째 지키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수는 2017년 1000개를 넘어섰고 최근에는 온라인몰과 즉시 배송 서비스 등을 강화하며 옴니채널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 재계에서는 CJ올리브영의 상장을 시간 문제라고 봤다. 이재현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 CJ ENM 부사장과 이선호 담당이 CJ올리브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CJ올리브영이 승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담당은 2019년에서야 CJ그룹 지주사인 CJ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CJ올리브영이 활용됐다. 이재현 회장은 2014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CJ시스템즈(현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5.9%를 이 담당에게 증여했다. 이 증여 다음날 CJ시스템즈는 올리브영과 합병했다. 이 담당이 합병법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1.3%를 보유한 주요주주가 된 것이다. 이 회장은 2015년 남아있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도 모두 이 담당에게 증여해 이 담당의 지분율은 15.84%로 상승, CJ올리브네트웍스의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CJ그룹은 2018년 7월 이재현 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구창근 대표를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대표로 선임하며 상장 준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후 CJ그룹은 지난 2019년 CJ올리브네트웍스를 IT부문과 올리브영 두 개 회사로 분할시켰다. IT부문이 지주사 CJ의 100% 자회사가 되면서 기존 CJ올리브네트웍스 주주들에게 지주사 주식을 교환해줬다. 이 담당이 처음으로 지주사 CJ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이 바로 이 때다. 이 담당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일부를 지222주사 CJ 지분 2.75%로 교환했다. 누나 이경후 상무 역시 이 때 지주사 지분율을 0.13%에서 1.19%로 끌어올렸다.
이 담당과 이 부사장은 남은 CJ올리브영 지분을 승계 재원 마련에 활용하고 있다. 이 부사장과 이 담당은 지난해 말 진행된 CJ올리브영의 프리IPO에서 글렌우드PE에 구주 일부를 매각해 거액의 현금을 마련했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이 부사장과 이 담당은 지난 1분기 CJ 신형우선주(CJ4우)를 각각 5만2209주, 7만8588주를 장내 매수해 우선주 지분율을 각각 23.95%, 24.84%로 끌어올렸다. 신형우선주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을 말한다.
이 담당과 이 부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 CJ올리브영의 지분을 각각 17.97%, 6.91%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코스피 상장에 나서면 구주매출 등을 통해 이 지분을 유동화할 수 있다. 지난해 CJ올리브영의 프리IPO 당시 신주 발행가액이 주당 16만9560원이었기 때문에 올리브영은 코스피 상장 시 이보다 더 높은 공모가 책정을 성사시켜야 한다. 이선호 담당이 남은 모든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3000억원 이상의 현금 마련이 가능하다.
올리브영 상장 외에도 이선호 담당이 최근 대외 행보 보폭을 늘린 것 역시 승계 가속화설에 힘을 싣는다.
이 담당은 지난 20일 CJ제일제당 한식 브랜드 비비고와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의 파트너십 체결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일선 업무에서 물러났다가 지난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회사에 복귀했는데, 회사 복귀 이후 8개월 여 만에 계열사 외부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파트너십은 CJ그룹이 그 동안 진행해온 스포츠 마케팅 중 최대 규모다. 이 담당이 이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여러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이 담당이 복귀해 LA레이커스와의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경영 능력을 일부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에서는 CJ그룹이 이 담당의 경영 능력을 외부에 알리고자 했다는 말도 나온다. 그 동안 CJ오너일가는 외부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 담당이 아직 임원이 아닌 상태에서 대외 행보에 나선데다 CJ가 이를 직접 홍보에 활용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연말 CJ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 담당이 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벌써부터 거론된다. 이 담당은 2013년 그룹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17년 4월 부장으로 승진했다. 경력 공백이 있긴 하나 입사 8년이 넘었고 부장 승진 역시 4년이 넘게 흘렀다. 누나 이경후 부사장의 경우 2011년 CJ그룹 대리로 입사해 6년만인 2017년 상무로 승진했다. 이재현 회장의 건강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그룹 안팎으로 경영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 CJ그룹은 승계를 서둘러야 하는 만큼 이 담당의 임원 승진도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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