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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정규직인데···‘일할 사람이 없다’는 스타벅스

[why]전체 정규직인데···‘일할 사람이 없다’는 스타벅스

등록 2021.10.12 17:45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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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급여·높은 업무강도에 만성적 인력난 시달려직원들 급여 인상·처우 개선 요구하며 시위까지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매장 직원들(파트너)이 최근 트럭 시위를 벌이면서 스타벅스의 업무 강도와 처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여 수준에 비해 업무 강도가 지나치게 높다보니 퇴사하는 직원들이 많아 남은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해 높은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는데도 ‘일할 직원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직원들은 지난 7~8일 양일간 트럭 2대에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전광판을 달고 강남과 강북에서 ‘트럭 시위’를 벌였다.

시위의 발단이 된 것은 지난달 지난달 28일 스타벅스 50주년 기념으로 진행된 다회용 컵(리유저블 컵) 제공 이벤트였다. 당시 이벤트에는 매장에 고객들이 대거 몰려 직원들의 업무가 폭증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스타벅스는 이 이벤트 외에 여러 차례 굿즈 이벤트를 진행하며 ‘대란’이 벌어진 바 있는데 이 때마다 스타벅스 직원들의 업무가 과중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들이 시위까지 나선 것은 단순히 이벤트 당일 주문 폭주로 인한 업무 강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트럭시위 주도한 직원들이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올린 글을 보면 “지난 몇 년간 부족한 현장 인력으로 회사를 운영해오며 파트너들을 소모품 취급했으며 더 나아가 각 매장의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개선할 것을 약속해달라”고 적었다. 근본적인 문제가 ‘인력난’에 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직원 복지가 높다고 정평 나 있다. 고용 창출에 대한 공로를 인정 받아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등 정부에서 시상하는 상도 받았다. 직원들의 애사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고용 형태를 살펴보면 ‘아르바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타벅스 직원은 모두 정규직이지만 이중 약 80%는 5시간 또는 7시간을 일하는 단시간 노동자다. ‘시간선택제 정규직’이라는 것으로, 임금을 제외한 모든 처우가 정규직과 같으나 노동 시간은 짧은 근로 형태다. 이렇다 보니 대다수 직원들의 임금 수준은 아르바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스타벅스 바리스타의 시급은 주 5일 하루 5시간 근무 기준으로 920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보다 480원 많다.

반면 업무 강도는 상당히 높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일년에 최소 7~8차례 진행되는 이벤트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입사한지 며칠 되지 않아 퇴사를 결정하고, 부족한 인력으로 일하다보니 업무 강도가 상승하며, 이 때문에 일부 직원들이 또 이탈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에서 6개월간 근무했던 한 파트너는 “스타벅스의 복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했으나 일이 시급 수준에 비해 너무 힘들다고 느꼈다”며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스타벅스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파트너는 “모두 정규직이라고는 하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이탈이 잦은 편”이라며 “스타벅스의 업무 강도가 지나치다는 말이 퍼지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피 현상도 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의 시위는 이틀간 진행된 후 마쳤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가 지난 5일 파트너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메일을 통해 사과도 했으나 실제 직원들이 만족할 만한 변화가 있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이마트가 스타벅스의 지분 추가 인수를 마무리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 중 하나다.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대 분기 매출액을 기록한 2019년 4분기 11.1%에서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8.7%로 2.4%포인트 하락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이벤트를 줄이거나 또는 직원들의 급여 인상 및 처우 개선 비용을 투입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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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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