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지성규, 지주 부회장에 박성호 하나은행장 거론“김정태 회장 1년간 고심···후보군 중 밑그림 그렸을 것”
김정태 회장이 스스로 연임 의사가 없다고 답하면서 11년 만에 하나금융 회장 교체에 관심이 쏠린다. 김 회장은 지난 3일 오전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연임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습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간 금융권에선 김정태 회장이 내년 3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이런 관측이 확인된 셈이다.
김 회장은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오른 뒤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 연임한 데 이어 지난 3월 세 차례 연임까지 달성하며 최근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었다.
하지만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어 1952년생으로 내년이면 나이 제한에 걸리는 김 회장의 용퇴 예상은 꾸준했다. 일각에서 내부규범을 손질해 김 회장이 재차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지만 그때마다 하나금융을 비롯한 금융권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이 가운데 김 회장이 스스로 연임에 뜻이 없다고 확인하면서 연말 하나금융 차기 회장을 둘러싼 물밑 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금융사 지배구조가 집단 의사 결정을 중시하지만 반대로 CEO 입김도 강한 만큼 이변이 없는 한 결국 김 회장이 1년 내내 고심한 후계 구도에 따라 차기 회장 군이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1년 연임을 확정했을 때부터 차기 회장 후보를 고심한 것으로 안다”며 “이미 하마평이 나온 기존 후보군 중에 어느 정도 밑그림은 그려둔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김 회장 연임 과정에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된 인물을 압축하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ESG 부회장,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디지털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거론된다.
1956년생인 함영주 부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장을 지낸 이력이 강점이다.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할 당시 초대 행장을 맡아 두 은행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도 있다. 최근엔 금융권 대세인 비은행 계열사 강화와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1963년생인 지성규 부회장도 함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하나은행장을 지낸 이력과 함께 글로벌 이력이 화려하다는 강점이 있다. 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 은행장과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을 지내며 글로벌 감각을 키웠다. 약 15년간 해외를 누빈 현장 경험이 풍부하며 최근엔 해외 법인 성장과 이를 위한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64년생인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김정태 회장이 지난 3월 ‘깜짝 인사’라는 평가를 들으면서 행장으로 선임할 정도로 신뢰가 두터운 인물로 꼽힌다. 금융권에서는 김정태 회장이 이전부터 차기 회장으로 점찍어두고 육성한 인재라는 평가도 자자하다. 하나금융지주 경영지원실장을 맡으며 김정태 회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이력도 있다. 2016년엔 그룹 IT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를 맡아 전산통합 실무를 총괄하는 등 최근 김정태 회장이 강조하는 IT와 생활금융플랫폼 강화에 적합하다는 긍정적이 평가가 많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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