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탁위, 포스코 지주사 전환안 논의 소액주주, 기존 주주가치 훼손 우려하며 ‘반대’ 자문사 4곳 “권익 훼손 우려 적다” 찬성 권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포스코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한다. 국민연금은 포스코 지분 9.7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포스코는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 안건을 담은 분할계획서를 상정할 예정이다. 안건 통과를 위해선 주총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전환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와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신설법인)으로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물적분할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기업가치를 현 가치보다 세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물적분할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방안도 내놨다. 포스코는 정관에 회사가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이나 이와 유사한 국내외 증권시장에 주권을 상장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에 단독주주인 주식회사 포스코홀딩스의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의한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 절차를 그대로 이행한다면 대주주의 이익을 위한 ‘쪼개기 상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게 된다.
또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 이내에 일부 자사주 소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배당의 경우 올해까지는 중기배당정책에 따라 지배지분연결순이익의 30% 수준을 지급하고 이후 기업가치 증대를 고려해 최소 주당 1만원 이상을 지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여전히 물적분할을 반대하고 있다. 물적분할은 모 회사가 신설 법인의 지분을 소유해 지배권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기존 주주에게 신설 법인의 지분을 나눠주지는 않는 구조다. 때문에 기존 주주들은 사업회사인 포스코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할 경우 기존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떨어 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물적분할 뒤 일명 ‘알짜배기’ 자회사를 추후 상장하는 사례들도 존재하기에 포스코의 정관 명시에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가 하락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앞서 SK케미칼과 LG화학의 주가하락이 그 예로 꼽힌다. SK케미칼과 LG화학은 각각 SK바이오사이언스와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했다.
국민연금이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 안건을 반대한다면 소액주주들의 의견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소액주주들은 최근 국민연금이 ‘물적분할’ 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해왔다는 점을 들어 뜻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수탁위에서 위원들이 ‘반대’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의견을 모으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 국ESG연구소·한국기업지배구조원·글래스루이스·ISS 등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 4곳이 ‘찬성’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자문사들은 물적분할한 사업회사가 상장하지 않는다고 포스코가 측이 밝힌 만큼 주주 권익의 훼손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물론 국민연금이 의결자문기관의 뜻을 전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판단하기 이르다. 2020년 국민연금은 LG화학의 물적분할에 대해 자문과 권고인 ‘찬성’이 아닌 ‘반대’ 의사를 내놨었다.
당시 시장은 LG화학 물적분할에 찬성 입장이 우세했으나 수탁위에선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해 과반수 위원이 반대 의견에 표를 던졌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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