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스전을 탄소저장고로···SK E&S, 해외 CCS 첫 발

동티모르 폐가스전, CCS 플랜트 전환

호주 가스전 이산화탄소 운송해 저장

탄소중립 LNG 국내에 도입할 계획

"기술 고도화로 탄소중립 허브 성장"

동티모르 바유운단(Bayu-Undan)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 Storage·CCS)' 프로젝트 개요. 자료=SK E&S

SK E&S가 해외 폐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고로 재활용하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 Storage·CCS)' 프로젝트를 개시한다.

SK E&S는 동티모르 해상에 위치한 바유운단(Bayu-Undan) 천연가스 생산설비를 CCS 플랜트로 전환하기 위한 기본 설계 작업에 착수한다고 10일 밝혔다.

생산 종료를 앞둔 바유운단 가스전은 SK E&S와 호주 산토스(Santos), 이탈리아 ENI, 일본 인펙스(INPEX) 등 5개 글로벌 에너지기업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 E&S와 4개 파트너사들은 이번 기본 설계 작업을 통해 그동안 검토했던 탄소 포집, 수송, 저장 전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 설계를 구체화하고 투자비용을 산출할 예정이다.

바유운단 가스전의 CCS 플랜트 전환은 호주 바로사 가스전의 저탄소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계획에 따른 것이다.

앞서 SK E&S는 2012년부터 개발에 참여해 온 바로사 가스전에 CCS 기술을 적용해 저탄소 LNG를 생산하고, 2025년부터 20년간 연 평균 100만톤을 국내로 도입해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계획을 지난해 3월 발표했다.

바로사 가스전에 생산되는 천연가스는 호주 육상의 다윈(Darwin) LNG 액화 플랜트로 운송되고, 다윈 LNG에 구축 예정인 탄소 포집 설비를 통해 천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게 된다.

이후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바유운단이 천연가스 운송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파이프라인을 통해 약 500km 떨어진 폐가스전으로 운송하고, 지하 약 3km에 위치한 사암층에 여구 지중 저장하할 계획이다.

SK E&S는 천연가스 액화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탄소배출권 구매 등을 통해 전량 상쇄함으로써 탄소중립 LNG를 국내에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바로사 가스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향후 국내 블루수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까지 처리할 수 있는 해외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확보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 E&S는 CCS 플랜트로 전환한 바유운단 생산기지를 탄소중립 전초기지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바유운단 가스전의 기존 생산 설비와 해저 파이프라인 등을 이산화탄소 수송, 주입 설비로 재활용해 경제성을 높이기로 했다.

SK E&S는 올해 호주, 동티모르 정부와 CCS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인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설비 구축 작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문상요 SK E&S LNG부문장은 "기술 역량 고도화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바유운단 CCS를 글로벌 탄소중립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며 "앞으로 책임 있는 에너지기업으로서 저탄소 가스전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