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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 추경 급물살 전망···물가·재원 변수

50조 추경 급물살 전망···물가·재원 변수

등록 2022.03.16 16:45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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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손실보상 제도 개편·방역지원금 600만원 지급 공언50조원 언급···설계방식 따라 추경 규모는 달라질 수도적자 국채 발행, 국가채무 부담···지출 구조조정도 한계

사진=국회사진기자단사진=국회사진기자단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2차 추경 편성이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하면 코로나위기대응TF를 설치해 코로나19 피해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와 재원 마련 방안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에서 추경 편성을 건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과 만나) 코로나 관련 추경에 대해 말씀을 하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 비서실장은 "확실하게 자영업자한테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저희들이 안을 짜면 대통령께서는 적극적으로 정부 입장에서 해달라, 이런 얘기들을 좀 많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집과 후보 시절 인터뷰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취임 후 100일간 '코로나 긴급 구조 프로그램'을 시행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규제 강도와 피해 정도에 비례해 소상공인에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하고,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행정자료를 근거로 지원액의 절반을 선(先)보상하는 것이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즉시 기존 (방역지원금 300만원) 정부안과는 별개로 600만원을 추가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의 기존 대출금 만기를 충분한 정도로 연장하고 세금, 공과금, 임대료, 인건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세제 지원을 하는 한편, 금융 지원 등을 통해 기존 지원제도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우선 인수위에 코로나위기대응TF를 설치해 코로나19 피해 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윤 당선인이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지원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힌 재정자금 규모는 50조원이다. 소상공인에 일시 현금 지원 방식의 방역지원금을 600만원 추가 지급하고 손실보상 제도도 손보는 '투트랙'이 될지, 손실보상 제도만 개편해 보상액을 늘려주는 방식이 될지는 논의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초 320만명 소상공인에 300만원 방역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9조6000억원의 예산을 썼다. 윤 당선인이 공언한대로 6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려면 19조2000억원이 더 필요하다. 손실보상 제도 개편에도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당장 2분기부터 손실보상 대상과 금액을 모두 늘리려면 수조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고, 소급 적용까지 검토한다면 필요한 예산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방역지원금을 더 주고 손실보상도 확대하려면 추경 규모는 20조원 이상이 돼야 한다. 다만 손실보상 제도만 바꿔 향후 지급액을 점차 늘려 장기적으로 50조원의 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갈 경우 추경 규모는 줄어들 수도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치솟는 유가 관련 대책도 추경에 담길 전망이다.

당장 정부가 4월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를 3개월 연장하기로 하면서 세수가 1조3000억원 넘게 줄어들게 돼 이를 반영해야 한다. 유류세 인하율을 확대하면 세수 감소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더 오르면 유류세 환급과 저소득층 유가보조금 등 재정이 들어가는 사업을 추경에 넣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추경 규모와 내용을 결정하기까지는 물가 상황과 재원 마련 방안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 수십조원 규모의 추경을 통해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이 추가로 풀리면 물가 상승 압박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은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데 정부가 '슈퍼추경'을 편성한다면 재정과 통화정책이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도 문제다. 윤 당선인은 재정건전성의 급격한 악화는 피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여온 만큼 4월 이후 세계잉여금으로 처리되는 작년 초과세수와 올해 본예산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첫 추경을 편성하면서 11조3000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해 지난해 초과세수 중 일부는 이를 갚는 데 써야 한다. 본예산 지출 구조조정에도 한계가 있다. 올해 607조7000억원 예산 중 절반은 복지 등 의무지출이고, 나머지 절반의 재량지출도 인건비, 계속사업 등을 고려하면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이 언급한 50조원을 이번 추경으로 모두 편성한다면 적자국채 발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1075조7000억원의 국가채무는 더 불어나고 국채시장도 혼란을 겪어 전체 경제에 부담이 된다. 현 정부의 '한국판 뉴딜' 등 주요 사업 예산을 깎아 재원을 마련한다고 해도 내용과 규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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