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0억원 유상증자 결정···"성장 동력 확보 목적"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 이사회는 지난 12일 롯데GFR에 대한 총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 시기는 오는 6월 중으로 롯데쇼핑은 롯데GFR의 신주 189만7173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롯데GFR은 롯데쇼핑이 지난 2010년 인수한 패션회사 엔씨에프(NCF)와 롯데백화점 패션 사업부문인 글로벌패션(GF)이 통합돼 2018년 6월 출범한 패션전문회사다. 롯데쇼핑이 롯데GFR 지분 99.93%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운영하는 신세계그룹과 한섬을 소유한 현대백화점그룹과 비교했을 때 패션 사업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하단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롯데그룹은 본격적인 패션 사업 영위를 위해 기존 2030 여성복 브랜드를 보유한 롯데쇼핑 자회사 NCF와 백화점 유통망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에 강점이 있던 GF 사업부문을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사 출신 대표를 선임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롯데GFR은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부문 대표가 전임 대표로 있던 곳이다. 신세계 출신인 정 대표는 지난 2019년 12월 롯데GFR 대표로 선임되며 롯데그룹에서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정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30년간 근무하며 지방시·셀린느·몽클레어 등 굵직한 해외 브랜드 36개를 국내에 유치해 성공시킨 패션 경영 전문가로 꼽힌다.
정 대표가 롯데GFR 대표로 있던 당시 그는 새판짜기에 몰입했다. 취임 이후 신규사업보단 효율화를 위해 브랜드 정리에 집중했다. 헤르본·제라드다렐·아이그나 등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된 기존 브랜드 10여개를 정리했다.
2021년엔 영국 뷰티 브랜드 '샬롯틸버리'를 시작으로 새로운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에 공을 들였다. 같은 해 11월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카파'와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까웨'로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으나 분위기 반전은 이루지 못했단 평가를 받았다.
이후 정 대표는 카파와 까웨를 도입한지 채 한 달도 안된 시점이던 지난해 12월 1일 롯데쇼핑 백화점 부문 대표로 취임했다. 결과적으로 롯데GFR은 정 대표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게 된 셈이다.
실적 또한 부진했다. 롯데GFR 출범 첫해인 2018년 1442억원이던 매출은 다음해 1518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후 정 대표가 취임한 이후인 2020년엔 881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매출은 878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줄었다. 2018년 104억원이던 영업손실 또한 지난해 123억원으로 늘며 역대 최대 적자를 냈다. 이에 따른 결손금은 지난해 말 기준 336억원에 달한다.
이에 최근 롯데쇼핑이 롯데GFR에 대한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정 대표가 백화점 부문으로 거취를 옮긴 뒤 롯데쇼핑의 자본금을 통해 롯데GFR에서 낸 실적 부진을 메우게 된 것이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번 출자는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롯데GFR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 신성장 동력확보를 위함"이라며 "롯데GFR은 최근 브랜드 발굴 등 사업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 실적을 회복하는 데까진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도 출자가 진행된 적이 있어 이번 출자에 정 대표의 영향이 크게 있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quee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