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PMK·BAT 2년여간 '플래그십 모델' 출시 無'가성비' 보급형·기존 제품 디자인 바꾼 한정판 봇물우위 판가름은 '스틱'···기기 보급 증가하면 스틱도↑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lil HYBRID)'의 새로운 라인업인 '릴 하이브리드 이지(lil HYBRID Ez)'를 출시했다. 릴 하이브리드 이지는 지난 2020년 출시된 '릴 하이브리드 2.0'에 이어 KT&G가 2년여 만에 출시하는 릴 하이브리드 신제품이다.
이번 신제품은 전용스틱 삽입 시 자동으로 예열이 시작되는 스마트온 기능 등 릴 하이브리드의 편의성은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현재 릴 하이브리드는 KT&G 릴 스토어에서 8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하이브리드 이지는 5만8000원으로 3만원 저렴하다.
KT&G에 앞서 BAT로스만스 또한 지난해 9월 '글로 프로 슬림'을 출시했는데, 이 또한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 프로'의 보급형 모델이다. 사이즈와 무게를 줄여 휴대성과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으로 글로 프로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와 함께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로스만스 세 업체는 모두 '한정판' 모델을 중간중간 내놓고 있다.
KT&G는 릴 하이브리드 2.0 출시 이후 테일러메이드 골프에디션, 볼빅 골프에디션, 수향 에디션을 차례로 선보였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19년 10월 '아이코스 3 듀오'를 출시한 이후 2년 반째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봄 에디션, 문라이트 실버, 위 에디션 등 한정판은 계속해서 선보이는 중이다. BAT로스만스 또한 글로 프로 슬림의 한정판 에디션을 두 차례 출시했다.
특별하게 획기적인 기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 회사가 보급형, 한정판 모델을 출시하는 이유는 '스틱 점유율'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자담배 시장은 기기 보급률이 늘어날수록 스틱 판매량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자담배 시장점유율 또한 이 스틱 점유율로 어느 업체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가 판가름난다.
올해 1분기 KT&G의 스틱 점유율은 45.1%로 업계 1위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KT&G는 올해 2월 45%의 점유율로 한국필립모리스를 1%포인트 차이로 앞지르며 1위 자리에 올랐는데, 이를 줄곧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KT&G 입장에서는 어렵게 고지에 오른 현 상황을 계속해서 사수해야겠다는 의지가 강력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보급형 모델이 스틱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BAT로스만스의 사례로 어느정도 증명이 됐다.
BAT로스만스는 2020년 온라인 판매 채널을 늘리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보급형 글로 프로 슬림을 출시하며 기기 40% 할인, 1+1 할인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점유율은 2020년 6%에서 올해 3월 12%로 무려 두 배가 올랐다.
업계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담배업계가 위축됐던 만큼 시장 전체의 상황을 지켜본 후 신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신중한 판단 때문에 신제품을 내놓는 게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변명에도 유독 국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신제품이나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BAT는 이미 지난해 4월 기존 슬림형 스틱이 아닌 아이코스·릴과 유사한 굵은 스틱을 사용하는 '글로 하이퍼'를 일본 시장에 내놨다. 필립모리스도 히팅 블레이드를 없앤 '아이코스 일루마'를 일본 시장에 내놓았지만 정작 국내 시장에는 출시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담배업계가 새로운 마켓을 발굴할만한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기술력은 모두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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