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마트 주력상품 'HMR, 신선식품' 등 편의점과 유사퀵커머스 출점 후 기존 소매유통업체 매출 8∼10% 감소"GS리테일 가맹본부가 편의점 수익 뺏어가는 꼴"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 17일 배달앱 요기요와 함께 소량의 생필품을 1시간 내 배송해주는 서비스인 요마트를 선보였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의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 즉석식품, 잡화 등 1만여개 먹거리와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요기요 앱을 통해 주문하면 GS리테일의 자체 도보 배달 플랫폼인 우리동네딜리버리-우친과 배달 대행사인 부릉, 비욘드, 바로고를 통해 배송해주는 형태다. 서울 노원 및 천안 서북지역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내 350여개 GS더프레시 매장과 전용 MFC(도심형물류센터)를 구축, 전국적으로 배송망을 갖추겠단 계획이다.
다만 이를 두고 GS25 점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다. 퀵커머스와 편의점 모두 근거리 쇼핑 수요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대척점에 서 있는 상황에서 타사와의 경쟁이 아닌 내부 경쟁에 내몰렸다는 주장이다. 특히 슈퍼마켓 GS프레시 제품과 요마트 서비스가 편의점의 것과 겹치는 부분이 상당해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네이버 최대규모 편의점주 카페인 '행복한 편의점 만들기 연구소'에 편의점주 A씨는 "GS리테일은 편의점 사업부를 버리고 현상 유지만 바라는 것인가. 편의점 PB(자체브랜드) 상품들도 GS홈쇼핑, GS더프레시 앱에서 더 싸게 배송 판매 중"이라며 "여기에 편의점 품목들이 요마트를 통해 판매되고 쿠팡처럼 빠르게 배송 될 것인데, 퀵커머스를 막을 명분은 없고 편의점은 밀리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요마트는 슈퍼마켓 상품을 다룬다. 기존에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듯 신선식품을 앱을 통해 장 보는 개념"이라며 "편의점과는 제품군이 상이한데다,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지만 요마트는 운영시간에 기준이 있다. 편의점은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그때 그때 필요한 제품을 즉시 사는 곳이라면, 요마트 서비스는 장보기 개념으로 구분해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퀵커머스 서비스와 관련해 "배달플랫폼과 이커머스 업체들이 배송시간 단축 경쟁을 벌이며 골목으로 침투하고 있다"며 "전자상거래 형태지만 '특정권역에서의 근거리 배송'이란 점에서 일반 소매업종과 경합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유통 대기업들의 퀵커머스 진출이 편의점 등 골목상권 매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산업연구원의 '유통산업의 디지털 전환 대응: 퀵커머스 서비스 영향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신규 출점한 B마트 5곳(관악·강서·강남·대전·김포) 인근 소매유통업체 7만1370곳의 3개월간 신용카드 매출을 비교한 결과, 편의점과 대기업슈퍼마켓(SSM), 커피전문점의 매출은 각각 8.4%, 9.2%, 10.6% 하락했다. 퀵커머스 주력 상품과 유사 상품을 판매하는 업종 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구진경 산업연구원 서비스 미래전략실장은 "도심 내 소규모 물류거점을 활용해 신속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는 지역 기반으로 기존 중소상공인이 판매하는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과 직접 경쟁을 유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편의점주들의 우려대로 편의점 수요가 요마트로 이동할 가능성 또한 높다. 산업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서비스 이용고객은 주로 퀵커머스 서비스만을 이용한 고객보다 기존의 배달앱이나 편의점 이용고객이 이동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GS25를 운영하는 점주 B씨는 "GS리테일 가맹본부가 GS25 편의점주들의 수익을 뺏어가는 꼴"이라며 "타사와의 경쟁이 아닌 내부 경쟁을 걱정하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편의점 관계자는 "GS리테일은 요마트가 GS더프레시 가맹점주들의 수익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지만, 이는 정작 GS25 가맹점주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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