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12일 유럽 출장 소감 묻자 "좋았다"ASML 본사 방문 등 반도체 기술력 강조배터리·전장 사업도 점검···하만 카돈 방문 관심 컸던 대형 M&A 질문엔 대답 안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한 이 부회장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 열심히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전장에 집중한 유럽 출장 = 이 부회장은 출장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객들도 만날 수 있었고 유럽에서 연구하는 연구원, 마케팅으로 고생하는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답했다.
이번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이후 6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올 들어선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출장기간 동안 반도체와 배터리, 전장부문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았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날 귀국하며 알려진 공식 일정 외에 헝가리에 위치한 삼성SDI 괴드 배터리 공장과 고객사인 BMW, 2016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카돈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헝가리 배터리 공장도 갔었고 고객사 BMW도 만났다. 전장회사 하만 카돈을 방문했는데 자동차 업계의 급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서도 바쁘게 움직였다. 14일(현지시간)에는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포괄적인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후 AMS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도 만남을 가졌다.
이 부회장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ASML 본사를 찾은 것은 1년 8개월만이다. 삼성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도 미팅에 함께 참석했다.
15일에는 벨기에에 있는 유럽 최대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찾아 루크 반 덴 호브 CEO와 미팅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제일 중요했던 것은 ASML 반도체 연구소에 방문해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느낄 수 있었던 점"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언급···M&A 질문엔 침묵 =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선 못 느꼈는데 유럽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느껴졌다"며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돈과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데려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단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한 M&A 성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ASML과의 협의를 통한 EUV 장비 확보 성과에 대한 질문에도 침묵한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을 통해 삼성의 대형 M&A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열린 CES 2022에서 M&A와 관련해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으며 지난달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언급을 했다.
삼성 M&A의 주요 후보로는 네덜란드 NXP와 독일의 인피니온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인텔과 영국 팹리스 기업 ARM 공동 인수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배터리 관련 성과도 주목된다. 그동안 업계에서 삼성SDI가 BMW, 폭스바겐 등과 배터리 합작법인(JV)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이 부회장이 BMW와 미팅을 진행한 만큼 향후 BMW와의 협력 강화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 외에 이 부회장이 하만카돈을 방문한 만큼 배터리와 더불어 폭넓게 삼성의 전장 관련 사업 변화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은 지난 2월 독일의 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아포스테라'를 인수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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