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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식품업계 데이터 활용법

오피니언 기자수첩

식품업계 데이터 활용법

등록 2022.09.15 09:00

김민지

  기자

reporter
리그(League). 축구에서부터 e-스포츠까지 우승을 가리기 위해 경기를 벌이는 스포츠 팀의 집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스포츠 팀은 상위 리그 진출이나, 출전권 획득 등을 위해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팬들은 이 치열한 승부에 열광한다.

순위 싸움, 점유율 싸움을 벌이는 곳은 비단 스포츠 리그뿐만이 아니다. 산업, 유통, 식품업계 등에 속한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식품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그 어떤 소비재보다 직접적인 선택을 받기 때문에 순위나 점유율에 민감하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리서치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한 이른바 '기싸움'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1위 발표를 두고 매일유업과 일동후디스의 주장이 갈렸다. 일동후디스는 올해 초부터 자사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가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을 기록하며 출시 2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고 홍보해왔다.

그런데 매일유업이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놓은 '2021 식품 등 생산실적 통계'를 근거로 셀렉스가 '단백질 건기식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하며 양사간 '순위싸움'이 시작됐다.

양사가 각각 자사 제품이 1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데에는 품목 유형 판정에서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전체 매출액을 보면 1위는 일동후디스였고, 식약처 자료를 기반으로 보면 매일유업이 1위라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에는 '냉동피자' 시장점유율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풀무원이 시장점유율을 발표하며 시작된 이 논란은 어떤 자료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냐가 쟁점이 됐다. 리서치 기업 칸타 자료를 보면 풀무원이 2위, CJ제일제당이 3위였지만 닐슨 자료에서는 CJ제일제당이 2위, 풀무원이 3위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풀무원은 지난 2019년에도 국내 만두 시장점유율 2위, 미국 김치시장 점유율 1위를 두고 대상·CJ제일제당·해태와 기싸움을 벌였다.

2년 전 주류업계에서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맥주 점유율 산정 기준을 두고 다툼을 벌였다. 오비맥주는 한 해 동안 팔린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이트진로는 판매량(출고량)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산정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양 측 모두 오비맥주가 업계 1위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세부적인 '점유율 수치'를 두고서는 팽팽히 맞섰다.

데이터는 '숫자'를 활용하기 때문에 상당히 객관적이게 보인다. 하지만 숫자에는 객관적이지만은 않다는 모순도 존재한다. 많은 경우 숫자에는 의도가 담겨 있고, 말하고자 하는 이가 보여주고자 하는 방향으로 편집될 수 있다. 때문에 보도에서 숫자가 활용될 때 한쪽 입장만 대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의 데이터 활용 방식이 '나쁘다'거나 윤리적으로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더욱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또 이를 전달하는 기자도 숫자에 대해 더욱 의문을 갖고 분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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