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2.5조~2.7조원 예상 '3조' 현금 보유고 감안하면 조달 여력 충분일부 외부 차입 전망... 고금리에 상환 부담↑조 단위 운영자금 소요...추가 차입 불가피상반기에도 10조원 투자, 재무부담 더 확대신용평가사들, 신용등급 하방압력 증가 경고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르면 내달 초 동박 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 대상은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이 보유한 지분 53.3%로, 인수 금액은 허 사장 지분의 시장가치(1조 4008억원)에 80~9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 2조 5000억원~2조 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이 인수 자금 조달 라인을 어떻게 꾸릴지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상반기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3조원에 달해 최대 2조 7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 마련에 큰 부담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보유 현금을 모두 인수 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일부에 한해서는 외부 차입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등급으로, 우량 기업으로 분류 돼 회사채 등 시장성 조달에서도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롯데케미칼은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 390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보하며 우량 기업의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차입인 데다 이에 따른 고금리는 분명 부담이다. 그나마 금리 부담이 덜한 공모채로 인수 자금 대부분을 조달한다고 해도 금리인상 기조에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27일 기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인 AA+3년물 민평금리는 5.27%에 달한다. 금융채 역시 끝모르게 오르는 상황이어서 은행 기업 대출금리 역시 대부분 4% 대에 형성돼 있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해도 인수 자금에 대한 상환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이후 수조원 규모의 추가 운영자금 지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업계는 해외 공장 증설 등을 위해 약 2조~3조원에 이르는 추가 자본적 지출(Capex)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럴 때 롯데케미칼의 수익성이 받쳐주면 부담이 덜한 데 롯데케미칼은 최근 10년 래 한번도 기록해보지 못한 2개 분기 연속 적자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 2분기에 214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증권 업계는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1481억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봉쇄정책이 이어지는 한 아시아 화학 수요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추가 차입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상반기 대규모 투자로 확대된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10조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사용했다. 이 중 일부를 외부 차입에 의존한 터라 6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은 4조 2733억원으로, 작년 말 3조 6658억원 대비 6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48.0%에서 52.1%로 반기 내 4.1%p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100% 이하로 재무적 지표는 여전히 견고하다 할 수 있지만 이전 대비 훼손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더욱이 롯데케미칼의 대규모 투자 대상이 대부분 신사업이라 단기 내 회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잇단 투자에 재무적 버퍼에도 여유가 없다. 신용평가 업계에서 잇따라 롯데케미칼의 크레딧 이슈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신평은 "비우호적인 석유화학 업황 속에서 이익창출력 약화를 완충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우수한 재무구조가 대규모 인수자금 지출이 발생할 경우 단기간에 저하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수사업 자체 에비타(EBITDA, 상각전 영업이익) 창출력 대비 높은 투자부담을 고려할 때 인수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부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NICE 신용평가도 보고서를 통해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높은 인수가액으로 인수할 경우 외부 차입이 증가해 재무구조가 이전 대비 저하될 것"이라며 "경기둔화 및 증설 투자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인수 위한 외부차입 증가 감안시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증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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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l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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