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 단행올해에만 기준금리 1.75%p 올라5%대 물가 지속, 원화가치 하락 영향美 긴축 속도도 영향···금리역전 부담금리 상승으로 인항 이자부담 우려↑
한국은행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결정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2.50%에서 0.50%포인트 인상한 3.0%로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대 기준금리는 지난 2012년 이후 10년만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빅스텝'으로 한은 최초 사례다. 올해 들어 1월,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10월까지 총 여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다섯 차례 연속 인상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1월 1.25%에서 단숨에 1.75%포인트 뛰어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모두 2.50%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의 결정에는 물가상승률이 결정적인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 지침)를 제시했지만 여전히 물가 오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이 총재는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5.6% 오르며 두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률이 6%대로 올라선 지난 6월과 7월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한은은 당분간 5%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물가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도 9월 4.2%로 2개월째 내림세를 기록했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석 달 연속 4%대를 유지하고 있어서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물가상승률이 5~6%대에 있는 한 한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것을 희생해도 물가안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고점을 갱신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미쳤다. 전날(11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20원 넘게 올라 1430원대 후반까지 상승했다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2.8원 오른 달러당 14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상승 폭 기준으로 2020년 3월 19일(40원 상승) 이후 가장 상승 폭이 컸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으면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혀 국내 자본 유출을 억제해 원화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미 금리 역전도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세 차례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연 3.0~3.25%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준금리 상단 기준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진 셈이다.
올해 FOMC 일정이 11월1~2일과 12월13~14일 등 두 차례 남은 가운데 적어도 한 번은 추가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후 빅스텝을 밟는다면 연말 금리 상단은 4.5%가 된다. 한은으로선 금리차를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다만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인상되면 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등 민간 소비가 위축되고 결국 경제성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 총재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문제는 방법을 달리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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