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글로벌 시총 100대 반도체 기업 경영지표 비교뒤처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순위 2계단·4계단 하락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022년 1월~9월 평균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대 반도체 기업의 경영지표 비교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100대 기업 중 칩4(미국·일본·대만·한국)에 속한 기업은 총 48개사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 중 한국은 3개에 불과해, 미국(28개사), 대만(10개사), 일본(7개사)에 크게 뒤처졌다.
칩4 국가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18년 시가총액 순위는 각각 1위, 10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0월에는 각각 3위, 14위에 그쳤다. 올해 반도체 기업의 시총 순위는 파운드리 점유율 1위 기업인 TSMC와 GPU(그래픽 처리 장치) 시장 1위인 엔비디아가 1,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설비투자'는 '2021년 63.1%로 칩4 중 최고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한국, 대만처럼 반도체 생산에 강점을 가진 부문은 매년 대규모, 최신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단가를 낮추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은 매년 수십조원을 설비투자에 쏟아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1년 총 48조원을 설비투자에 썼으며 설비투자 비율을 '2018년∼2021년 3.3%포인트(p) 늘렸다.
한국의 '매출액 대비 R&D투자'는 2021년 8.3%로 칩4 중 4위로 가장 낮았다. 전경련은 R&D투자 비율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에서 높고 한국·대만의 메모리·파운드리처럼 생산공정이 중요하면 낮은 경향이 있다고 해석했다. 그럼에도 한국 기업들은 D램·낸드 등 기존사업 기술개발 및 AI, 차세대 메모리 등 미래기술 확보를 위해 R&D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법인세 부담률은 2021년 26.9%로 칩4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13.0%), 대만(12.1%)의 2배 수준이다. 한국의 법인세 부담률은 '2018년 25.5%로 4개국 중 이미 최고였는데 3년 새 1.4%p 증가했다.
이는 2018년부터 이어진 법인세 증세 기조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투자촉진책 등 감세 정책을 펼친 결과 법인세 부담률이 2018년∼2021년 3.4%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법인세 부담률은 4개국 중 4년 연속 최저로 조세환경이 가장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시총 순위 하락과 수익성 약화에도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매년 대규모 설비투자와 R&D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 본부장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기업들은 경쟁국에 비해 큰 세부담을 지고 있는데, 이 효과가 누적되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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