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탄소 배출량 세계 9위···경제적 손실 발생 우려탈탄소화 저해 요인 '인프라·환경인식·정부 정책 부족'"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서 경쟁력 위한 방안 마련 시급"
- 편집자주
- 한국경제가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갈등 등 대외 여건 악화에 이른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로 인해 수출과 소비 모두 위축된 상황입니다.
뉴스웨이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 주력 세대로 부상한 MZ세대에게 이 위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또 향후 우리 경제를 책임질 이들에게 위기를 돌파할 해법도 들어봤습니다. 대기업 및 중소기업 직장인, 공무원, 교수, 대학원생 등 214명의 MZ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MZ세대는 새로운 경제 활력 방안을 위한 제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뉴스웨이는 조사 결과를 현 정부의 '경제 아젠다'로 제안하고, 경제리더들의 생각을 더해 한국경제의 '혁신의 길(New's Way)'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글로벌 탈탄소화 움직임이 거세다.
최근 기업들의 핵심 전략 중 하나도 '탈탄소'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일환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에 뒤처질 경우 향후 안정적인 기업 운영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우리 경제 주력 세대로 부상한 MZ세대도 '탈탄소'에 접근하는 시각이 진중했다.
탄소중립이 '한국경제 잠재 성장의 저하 요인이 될 것'이란 의견보단, '성장 동력의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탈탄소화를 위한 현 정부의 정책은 태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탈탄소화를 핵심과제로 삼은 기업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MZ "'탈탄소화'가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의 기회 만들 것"=뉴스웨이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MZ세대에게 지속적 경제 성장을 위해 향후 5년간 우선적으로 육성해야 할 신성장동력 산업은 무엇인지 물었다.
MZ세대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21.81%)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가 신성장동력 산업이 될 것으로 주로 언급되는 '인공지능(AI)형 로봇'(16.64%), '미래형 자동차'(15.67%), '차세대 디스플레이 반도체'(15.67%)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인식이 자리한다. 크레디트스위스 리서치 인스티튜트가 발간한 '젊은 소비자와 지속 가능한 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는 지속 가능한 소비와 환경에 관심이 높고, 이를 위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가 환경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탈탄소화'가 글로벌 과제로 오른 만큼 이에 대한 인식이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실제 "지속적인 국내 경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은 주관식 문항에 많은 MZ들이 "친환경 산업을 활성화해야한다", "ESG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탄소 중립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들은 탄소중립이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의 기회'(78.50%)라고 봤다.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해 단기적으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으나, 향후 이뤄낼 경제성장 효과가 이보다 더 클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1일 내놓은 '탈탄소 정책과 거시경제적영향' 보고서를 통해 "(현재와 같은 고물가 상황에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추진할 경우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물가 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논쟁에 대해) 오히려 이러한 문제로 전환이 늦어질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을 못잡고, 이로 인해 통화정책 효과가 제한돼 실질적으로 물가를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딜로이트 액세스 이코노믹스도 한국이 적극적인 탈탄소화를 추진할 경우와 탄소중립에 무대응하는 경우와 비교해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5.5%, 고용성장률은 3.5%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유럽연합과 미국에서 탄소통상규제가 본격화할 경우, 제조업과 수출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MZ "탈탄소화 위한 정부 정책 태부족"=한국은 탄소 고배출 국가로 꼽힌다. 중국과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이란, 독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탄소 배출량 세계 9위다.
'탈탄소 정책'이 글로벌 과제로 자리 잡으며 국내 기업들 또한 연이은 탄소중립 전략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탈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 탈탄소화가 어려운 산업으로 꼽히는 철강과 석유화학, 정유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36%에 달한다. 타 국가 대비 석탄과 가스 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당장 눈에 띄는 축소가 힘든 이유다.
신재생 자원 개발을 위한 인프라도 부족하다. 이에 따른 낮은 품질 등 물리적 한계는 탈탄소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MZ세대 25.07%도 '재생에너지를 통한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여기에 탈탄소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윤 정부는 '탈원전 폐기'를 공식화하고, 이를 전제로 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40%를 달성하겠단 입장이다. 탈원전 기조를 벗어나 원전 활용에 방점을 찍고 에너지믹스를 구성하겠단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윤 정부의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며, 신재생에너지를 원전으로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세부적 비중을 보면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수준이다. 전 정부 대비 많게는 10%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MZ세대 대다수도 '탈탄소화를 위한 현 정부의 정책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94.86%)고 지적했다. 그러며 탈탄소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로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방안 마련'(34.11%)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 또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보다 구체적인 정부의 안이 시급하다고 봤다. 원전으로 재생에너지를 대체하는 방식보단 재생에너지의 방향을 늘리는 쪽으로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도 에너지믹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구체적인 에너지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MZ세대는 탈탄소화 전략을 내놓고 있는 기업들도 '보다 포괄적으로 접근해 제품, 생산과정에서도 탈탄소화 달성을 위한 노력'(33.17%)을 해야하며, '신재생에너지 분야 육성 및 활용을 위한 자발적 투자'(23.62%)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