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역대 가장 높았습니다. 떨어지는 집값과 반대로 금리가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2분기 84.9였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으로 올라갔습니다.
중간소득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주택구입부담지수. 현재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가구당 소득의 약 22%를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쓰는 셈입니다.
서울의 경우 주택구입부담지수가 214.6에 달합니다. 서울 시민들은 소득의 약 54%를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부담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렇게 높은 부담으로 주택시장은 얼어붙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의 누적 주택 매매량은 48만187건으로 전년 대비 50.1% 감소했습니다. 수도권은 19만587건 거래돼 전년보다 58.4% 줄었습니다.
아파트 분양시장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11월까지 5만8027호에 달했습니다. 정부에서 위험선으로 판단하는 6만2000호에 매우 근접한 상황.
주택시장이 침체되자 다주택자들은 증여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주택거래 중 증여의 비중은 14.4%로 2006년 1월 관련 통계조사 시작 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집값은 떨어지는데 부동산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자 증여를 선택하는 것인데요. 가격을 더 낮추는 선택보다 증여세 부담이 낫다고 판단한 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엔 부동산 시장이 좀 나아질까요?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이 30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7.7%가 올해에도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집값이 반등할 것이라는 응답은 10.2%에 그쳤습니다.
집값이 하락을 예상하는 이유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았는데요.
하지만 무턱대고 금리를 낮출 수는 없는 것이 현실. 정부에서 예고한 주택매매 활성화 대책은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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