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전국 5위인데다 물량폭탄까지···전년보다 128% 증가대형사들 적극이었는데 분위기 바뀌며 시공사도 겨우 정해져향후과제는 공사비 산정···하이엔드 적용·브랜드명에도 관심
울산 중구 B-04의 재개발 사업이 삐걱거리기 시작한 때는 사실상 작년 말에 진행됐던 시공사 선정 절차부터였다. 대형 건설사들이 눈도장 찍으면서 당초부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였던 시공사 선정 절차가 두 차례나 불발됐는데, 실제 작년 8월 1차 시공사 선정에 이어 같은해 11월 2차 입찰까지 2번 연속 무응찰로 유찰됐다. 1차 때는 입찰제안서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2차 때는 당시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태 등 외부 리스크 우려 때문이었다.
두 건설사는 입찰 미참여 이유로 금리 상승과 레고랜드 사태로 PF 대출이 어려운데다 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울산의 미분양 사태는 올 들어 더 심각해졌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107가구로, 이 중 울산의 경우 3570가구에 이른다. 전국에서 5위를 차지한 셈이다. 문제는 미분양 물량이 넘치고 있는데도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올해 울산 지역에서 쏟아질 물량은 8786가구로 전년보다 127.8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급해진 조합은 긴급회의를 열고 단독입찰 외에도 컨소시엄도 된다는 사업조건을 바꿔서 시공사 선정을 재추진했다. 해당 사업장의 조합원들은 단독 시공사의 단일 브랜드를 원해 기존 시공사였던 GS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과 시공 계약까지 해지했지만 건설 경기 분위기가 안 좋게 흘러가면서 나름대로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은 것이었다. 이에 따라 시공사 선정 절차가 작년 하반기까지는 마무리될 줄 알았지만 결국 올해까지 끌고 가게 됐다.
현재는 조합이 시공자 선정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지정했다. 조합은 올해 상반기 내에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이제 향후 과제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를 짓기 위한 공사비 산정과 브랜드명 적용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정 사업비는 2조원이 넘는 데다 예상 공사비만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는 연초에 잡았던 공사비로 이보다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그래도 최근 자잿값 인상과 물가상승으로 인해 시공사와 정비사업 조합 간 공사비 갈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이러다 '제 2의 둔촌주공 사태'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브랜드명도 과제다. 당초부터 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위해 기존 시공사를 해지했다. 늦게서야 이전 시공사가 '르엘'로 적용해준다고 했지만 이미 조합이 마음을 돌아선 뒤였다. 현재 '울며 겨자먹기'로 컨소시엄 형태로 시공사를 정한 울산 B-04구역은 브랜드명이라도 단일 브랜드로 고집할 것으로 보이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두건설사에 컨소시엄을 통한 수의계약도 조합이 직접 요청한데다 이전처럼 정비사업에서 마냥 조합이 우위에 있지 않은 만큼 선택지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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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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