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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밥그릇 싸움에 표류하는 보험비교플랫폼···"단기간 결론 힘들 듯"

금융 보험

밥그릇 싸움에 표류하는 보험비교플랫폼···"단기간 결론 힘들 듯"

등록 2023.02.13 06:00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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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보험·GA·플랫폼업계와 릴레이 간담회손보업계 "1사4요율제 없인 車보험 편입 안돼"보험업계 내에서도 대형사vs중소형사 입장 갈려플랫폼업계는 '찬성' 입장에서 현 상황 관망 중

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비교·추천 플랫폼 서비스'가 업권 이견으로 표류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판매할 상품 종류, 자동차보험 판매 여부 등 다양한 안건을 두고 보험업계와 플랫폼업계, 보험판매대리점(GA)는 물론 보험업계 내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 단기간에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 생명·손해업계와 관계자를 만나 보험·추천 서비스와 관련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달 중에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과도 해당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보험 비교·추천은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한 데 모아 소비자 직접 비교하고 상품 가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금융위는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금융산업 연계 서비스가 중단돼 사업이 중단됐던 인슈어테크사들이 재개할 수 있도록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규제 샌드박스에 포함했다.

그러나 지난해 GA업계와 보험설계사들이 플랫폼 업체에서 상품을 판매할 경우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다며 대대적인 반대 시위를 벌였다. 당시 당국은 서비스 승인을 잠정 중단하고 업계간 의견 조율에 나섰다. 이같은 이유로 지난해 연말 시범 운행 예정이었던 보험·비교 추전 서비스는 출시되지 못했고 현재까지 기약없이 밀리는 모양새다.

◇車보험 편입 두고 업계간 설왕설래···"아수라장"=최근 플랫폼에 자동차보험상품을 탑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금융당국은 업계간 의견이 모두 달라 난감한 표정이다.

우선 플랫폼업계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자동차보험이 빠지면 고객 유입 자체가 없기 때문에 서비스 자체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험업계와 GA업계는 자동차보험 판매에 반대하고 있다.

보험업권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들의 입장도 갈리는 상황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난 8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건의안을 최종 제출했다. 여기에는 '1사 4요율제' 도입을 허용하지 않으면 '원데이자동차보험' 판매만 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1사 4요율제는 대면·TM(유선영업)·CM(사이버채널)·플랫폼 등 상품 판매 채널에 따라 각기 다른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표면상 이유는 수수료율에 모순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대형보험사들은 이미 자체 CM채널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다"며 "그런데 플랫폼에서 동일한 상품을 팔 경우 CM채널이라는 성격은 같은데도 수수료가 붙게 된다"고 말했다. 즉 CM채널에서 같은 상품을 팔아도 수수료율이 달라지는 모순이 생긴다는 뜻이다.

사실상 핵심은 밥그릇 싸움이다.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언젠간 빅테크 시장에 보험업권이 종속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저변에 깔려있는 것이다. 일부 중소형사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비교·추전 플랫폼에 자동차보험이 수수료율과 상관없이 포함되는데 찬성하는 곳도 있다는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

◇플랫폼업계 찬성 입장에서 '관망'···단기간 결론 힘들 듯=빅테크를 비롯한 플랫폼 업계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 비교·추천 서비스를 찬성하고 있다. 업계간 논의의 핵심인 자동차보험 편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다만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행되면 보험사들은 '고객'으로 삼아야 하는 플랫폼업계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지 않고 논쟁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한 빅테크업계 관계자는 "비교 서비스가 금융당국 승인을 받은 뒤에는 보험사들과 계약을 맺어야 한다"며 "이 때문에 현재의 논쟁에 직접적으로 나서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보험업계, GA업계에서 수수료율 조정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관망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업권이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하면서 비교·추천 서비스 개시는 묘연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은 지난해부터 밀려 온 보험비교 플랫폼 사업을 빨리 처리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많은 이권이 얽혀 있어 단기간에 의견 합일을 이루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보험·비교추천 서비스 자체를 보험사 개별적으로 플랫폼업체와 협약하지 말고 협회에서 공동 계약을 하는 방법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어 당분간 설왕설래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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