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올라탄 SK하이닉스···박정호 "반도체 킬러 앱 된다"

도헌학술원 학술심포지엄서 기조연설

아이폰 이어 메모리 새 수요처로 'AI' 꼽아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아이폰이 메모리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면 AI 챗봇 서비스는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AI 시대,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AI 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의 중심에는 항상 메모리 반도체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메모리가 기술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아이폰"이라며 "아이폰의 모태인 '아이팟'이 처음 출시될 당시 저장 장치로는 하드디스크(HDD)가 사용됐으나 메모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낸드 메모리가 HDD를 대체하며 스마트폰 혁신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AI 시대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AI 시대가 펼쳐지면서 과거에 못 푼 난제가 해결되고 자율주행차, 로봇,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해 우리의 삶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그 변화의 중심에서 보이지 않는 혁신을 만들어 온 것은 메모리 반도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화제의 중심인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를 시작으로 많은 빅테크 기업이 AI 챗봇(Chatbot)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는데 앞으로 이 분야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챗GPT 등 AI 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생성, 저장,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인 HBM은 AI 시대 기술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국가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 위상을 세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세계 각국은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IT 기술 진화에 있어 필수 부품인 메모리는 영속적으로 성장할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이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가장 시급한데 현재 예상으로는 2031년 학/석/박사 기준으로 총 5만4000명 수준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