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조선소 개방···여의도 3배 면적·LNG선 건조 바빠'배 3요소' 모두 갖췄다···"중국에서 만드는 배와 차별성"전문테크니션으로 인력난 돌파···연말까지 2000명 투입
지난 4일 기자가 찾아 간 울산 HD현대중공업 선박 건조 현장. 트랜스포터(대형 블록을 운반하는 특수 차량) 기계 알림음은 쉴 새 없이 귓가를 울리고 남색, 회색 옷을 입은 직원들이 빼곡한 제조 물량들 사이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10년 만의 침체기를 벗고 수주 1위를 달리는 회사답게 작업장은 활기를 가득 띤 모습이었다.
버스를 타고 내부로 진입하니 울산조선소의 웅장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눈에 돋보인 건 야드에 설치된 대형 골리앗 크레인. 골리앗 크레인이 한 번에 들 수 있는 최대 중량은 1290톤(t)으로, 높이만 해도 아파트 36층(109m) 규모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총 10개의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큰 골리앗 크레인은 해양 야드에 설치된 2기의 1600톤 크레인이다.
이 밖에도 업황 호조를 기다렸단 듯 신나는 기계음을 내며 대형 선박 블록을 쉼 없이 나르는 트랜스포터도 볼 수 있었다. 트랜스포터는 최소 150톤, 최대 1200톤까지 선박을 실어 나를 수 있으며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그야말로 조선업계에 '훈풍'이 부는 모습이었다.
내부로 좀 더 들어가 용접을 하는 선각공장에 들렀다. 이 곳에서는 은색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이 화려한 불꽃을 튀기며 커튼 안팎에서 바쁘게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선각공장은 선박의 몸통 부분과 바닥 부문을 생산하는 곳으로, 배의 겉부분에 해당하는 작은 단위의 블록을 생산한다.
"63빌딩 보다 높다"···울산 조선소 품은 'LNG 선박'
이날 오른 배는 17만4000입방미터(m³)급 초대형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무려 아파트 14층 높이이자, 배를 수직으로 세우면 63빌딩(249.6m) 보다 50m나 더 길다. 말로만 듣던 대형 선박을 눈앞에서 보니 웅장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울산에서 건조 중인 LNG 선박은 지난 2020년 12월 수주해 올해 여름경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안전모와 안전화를 착용하고 가파른 계단을 50m가량 올라가니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겨우 중간 갑판에 올라왔지만, 엄청난 규모의 울산 조선소를 한눈에 담을 수 없었다. 조선소는 총 192만 평(635만㎡)으로,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한다.
계단을 몇 층 더 오르니 선박의 심장인 조타실을 볼 수 있었다. 쾌적하고 널찍하다는 인상을 받은 조타실은 자율 운행 시스템이 적용돼 있었다.
이날 조선소에서 만난 이만수 HD현대중공업 PM(프로젝트 매니저)은 "자율 운항 시스템을 가동하면 시스템이 스스로 날씨와 조류를 감안해 효율적인 방향을 정해준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LNG 운반선의 꽃으로 '화물창'(저장탱크)을 꼽았다. 그는 "선박에 실리는 화물창이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하루 반나절 가량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LNG 화물창은 영하 163도 극저온에서의 고압력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현재도 화물창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은 중국과의 경쟁력도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LNG 선박은 배의 3요소인 부력, 추력,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 등을 모두 갖췄다"며 "고강력 강판을 개발, 철판 두께도 30%씩 줄여 강성은 높이고 배의 무게는 줄여 빠르게 속도도 낼 수 있어 중국에서 만드는 배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LNG 운반선은 대표적인 고부가·친환경 선박이다. 현대중공업은 창립 이후 지금까지 LNG 선박만 95척을 건조했다. 현재까지 전체 수주잔량(155척 중) LNG 운반선 비중도 약 34%에 달한다.
조선업 '복병' 인력난···현대重, 전문테크니션으로 '돌파'
업계 복병인 인력난에 대해서는 '전문테크니션'(前 기술연수생)을 앞장세워 돌파하겠다는 남다른 의지도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기술교육원을 운영해 적극적으로 외국 인력들을 유치하고 있다.
현재 기술교육원 내 외국인 30~40명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HD현대중공업 내에서는 3000명 정도의 외국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육생 580명이 들어왔으며, 올해 연말까지 약 2000명을 더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HD현대중공업의 무재해에 대한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현장 곳곳에는 '당신이 다치면서까지 해야 할 꼭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란 인상적인 팻말이 걸려있었다.
HD현대중공업은 근로자들의 안전을 챙기면서 통합안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기자단도 이곳에서 생산현장과 동일한 형태의 장비와 구조물을 축소 구현한 실습 교육장을 방문해 간단한 체험을 했다.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모든 작업자들이 장비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보는 모습이었다.
신영균 HD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장은 "올해는 수주도 많고 건조도 많아 연수생 모집 목표를 1000명으로 잡았다"며 "제조업 전반에서 두루 일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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