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3382억원···작년보다 80% '껑충'두산밥캣 美 사업 호조, 에너빌리티도 흑자 경영구조조정 후 경영정상화 단계···신사업 잰걸음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두산 IR자료에 따르면 두산의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3511억원, 338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0.1%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81.6% 급증했다.
눈에 띄는 것은 두산이 사업 재편 이후 수익성이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분기 실적 개선이 뚜렷했던 작년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1.3%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072억원(46.4%) 증가했다. 올 1분기엔 1147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4분기 5448억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산 관계자는 "최근에 밥캣이 북미에서 상당히 좋다"며 "지금은 자산 매각 이전의 정상화 단계로 완전히 회복했다"고 말했다.
실적 견인 배경엔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역할이 컸다. 회사별로 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1분기 매출액 1조6629억원, 영업이익 85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울3·〮4 호기 등 대형원전 사업 재개 및 소형모듈원전(SMR) 수주 본격화 등으로 수주와 매출 부문이 모두 전년 대비 성장했다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 고무적이란 평가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대비 19% 늘었고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373.9% 급증했다.
두산밥캣은 주력 시장인 북미 지역의 견조한 수요 지속과 인플레이션 완화 등으로 전년 대비 고성장을 거뒀다. 1분기 매출액 2조4051억원, 영업이익 3697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90.2%, 47.4% 증가한 수준이다.
그룹 지주 역할을 하는 (주)두산만 단독으로 분리한 별도 기준으로는 1분기 매출액 2195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두산은 작년 4분기 적자를 냈다가 흑자로 돌아섰다. (주)두산의 매출 상당부분은 전자사업부(BG)가 맡고 있는데, 전자BG의 1분기 매출액은 1702억원으로 전체 78%를 차지했다.
두산그룹은 전방시장 회복 및 인플레이션 등 대외여건 완화로 2분기에도 성장세는 지속될 거란 자신감이 붙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외 신규원전 프로젝트 확대 및 원자력 수주 비중 확대 등으로 성장세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두산밥캣은 상반기 북미 시장 제조업 회복 등으로 실적 수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두산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연간 매출액 17조538억원, 영업이익 1조1283원을 달성하며 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었다. 그 사이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하며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와 손자회사 두산밥캣을 주축으로 체질 개선에 집중해 왔다.
올해 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늘어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수주 예상치는 8조6000억원으로 작년보다 2배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경영정상화 단계로 접어든 두산은 장기적으로 보면 신사업을 하는 비상장 자회사들의 역량을 높이고 사업 규모를 키워야 하는 게 과제로 제시된다. 박정원 회장도 두산로보틱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등 자회사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신사업 부문의 1분기 매출액은 170억원으로 연간 매출 목표(약 1500억원) 대비 11% 수준에 그쳤다.
두산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과 4차산업 협동로봇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있다. DLS는 물류 IT 기술과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합해 턴키(Turnkey) 방식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DMI는 산업용 드론 및 드론용 연료전지 등을 제조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로보틱스의 경우 최근 출시한 1000만원대 E시리즈(협동로봇)의 판매 성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라며 "기존 모델 대비 약 20~30% 낮은 수준으로 단가가 책정돼 보급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 관계자는 "로봇 사업은 아직 규모는 작지만 회사에서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DLS, DMI도 당장의 성과는 미미하지만 새로운 업종에 도전해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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