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최대 규모 횡령 사건 후 경영권 분쟁 우려 대주주 상대로 소액주주 소송과 주주환원 요구도 부담투자자들 "올해 고성장 전망되는 상황서 상폐 아쉬워"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8일 공개매수를 통한 자발적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폐지 신청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가 이뤄지고 그 시점에 소액주주가 남아있을 경우 최대 주주(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정리매매 기간 및 상장폐지 후 일정기간(6개월 예상)동안 매도하고자 하는 소액주주들로부터 그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다음 달 2일 임시주주총회 권리주주를 확정하고 같은 달 13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상장폐지승인을 위한 의안을 상정하고 결정할 계획이다. 이후 28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같은날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를 신청할 예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자진상장폐지는 지난 1월 MBK파트너스 및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 컨소시엄이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제기됐었다. 당시 오스템임플란트는 연초부터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았으며 소액주주들의 경우 집단행동으로 경영진을 압박했다.
이에 앞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코스닥 상장사 중 최대규모인 2215억원 횡령사건으로 상장 폐지 위기를 겪기도 했다. 다행히 한국거래소가 주주총회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 사실 등을 확인한 후 지난해 4월 거래가 재기됐지만 거래정지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잠재우기엔 부족했다.
결국 올해 초 소액주주들은 오스템임플란트를 상대로 손해배상금 청구 등에 관한 집단소송을 진행했다. 행동주의펀드도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는 투자목적회사 에프리컷홀딩스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6% 이상 사들였었다. 지분 보유 목적은 '경영권 영향'이었다.
이에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은 결단을 내렸다. 각종 소송과 분쟁을 겪느니 상장사 지위를 포기한 것이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지난 1월 MBK-UCK와 손을 잡았다. 한 달간 진행된 공개매수는 순조롭게 완료됐다. MBK-UCK컨소시엄은 당초 확보하려던 지분 목표범위(15.4∼71.8%)에서 최소 기준인 15.4%를 가뿐히 넘긴 것이다. 이는 높은 수준의 인수 가격 덕분이었다. 당시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 가격 주당 19만원은 52주 최고가인 16만2800원보다 16% 가량 높은 수준으로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중 최고가와도 동일했다. 높은 인수가격에 KCGI도 공개매수에 응하면서 지분 매수는 어렵지 않게 진행됐다. 이후 컨소시엄 측은 추가 모집을 진행,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율 95%를 확보했다.
증권가에선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폐지 결정에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올해 기업가치가 극대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업계 사상 최초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 상승한 224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률도 21.4%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20%이상의 연간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실적 체력이 달라지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4위, 중국 및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의 저력을 기반으로 탑라인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M&A 전략에 활용될 수 있는 풍부한 현금과 효율적 치과 의사 교육 프로그램, 국내외 덴탈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지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한편 일각에선 상장폐지 이후 발생할 '폭탄배당'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2021년 보통주 1주당 3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결산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인 32억원이다. 회사는 주주환원 조치의 일환이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했기 때문이다. 2020년 오스템임플란트는 보통주 1주당 630원의 배당을 결정, 총 86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하지만 2022년 돌연 배당을 하지 않았다.
한 투자자는 "적게는 수 백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원을 투자한 입장에서 거래정지까지 버텼는데 배당이 없었던 건 매우 섭섭한 부분"이라며 "그것보다 더 아쉬운 것은 올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할 기회가 없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