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넘었지만 사망자 감소 미미"애매모호한 처벌 대상·하세월 걸리는 판결 속도 개선해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과 31일 잇따라 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우선 29일에는 충남 아산시 소재 시티건설의 서부내륙고속도로 12공구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 A씨가 깔림 사고로 사망했다.
사고 당시 A씨는 작업 방향 반대로 이동 중인 굴착기를 제지하다가 넘어졌다. 굴착기 운전사가 이를 보지 못한 바람에 A씨는 하반신이 깔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31일에는 오후 1시40분께 신세계건설의 수원시 장안구 스타필드 수원 신축 공사장 현장에서 하청업체 근로자 B씨가 숨졌다.
B씨는 고소 작업차를 탄 채 주차장 천정에 마감재(도료)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천정에 머리를 부딪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건설 사고는 이뿐만 아니다. 올해 1분기만 65명이 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전년 대비 6명이 감소한 수지만 사고 건수는 오히려 1건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산업 전체 사망자 수의 절반 이상인 341명이 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작년 1월 27일 시행됐지만, 효과가 미비한 상태인 것.
때문에 건설업계 일각에선 중대재해처벌법을 현실성 있게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지속되고 있지만 관련해 처벌이 늦어지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대재해로 수사에 착수한 총 229건 중 기소의견 송치는 52건(22.7%)이며, 내사 종결이 18건, 검찰에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한 게 34건이다. 남은 177건은 여전히 수사 중이다. 이중 올해 1분기까지 검찰 기소한 사건은 14건에 불과하며 판결이 나온 건도 고작 2건뿐이다. 온유파트너스 대표와 한국제강 대표에게 각각 징역과 집행유예 선고한 것이다. 또 이마저도 관계 입증에 대한 철저한 법리적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판결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책임자의 정의를 보다 구체화하고 형사처벌보다는 합리적 수준의 경제벌(과태료·과징금) 혹은 위반 경도에 따른 제재 범위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다. 또 판결까지 걸리는 속도도 기존보다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에 오히려 건설사들이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이후에는 몇 개월만 집중되고 이후는 모 건설사처럼 큰 사고만 피하면 된다는 느낌"이라며 "법 자체가 너무 애매모호하다. 세분화하고 처벌 속도를 높여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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