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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규제 빗장 푼 금융당국···은행도 초심 찾아야

금융 저축은행 벼랑 끝 저축은행

규제 빗장 푼 금융당국···은행도 초심 찾아야

등록 2023.06.12 08:3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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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 회원사 실적·건전성 관리 착수 "리스크 관리 강화하고 영업 문화도 개선할 것"

저축은행중앙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저축은행중앙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저축은행 업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서 촉발된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가 '예금보험료 인하'를 제외한 모든 카드를 꺼내들어 전면 지원에 나선 만큼 업계도 성의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이 당면 과제를 풀어내려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제언한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자본 확충으로 체력을 키우고 수익에 치중하느라 위험을 외면하는 영업 문화에서도 탈피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79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하는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분기마다 받던 영업실적을 매달 제출토록 하는 한편, 부실채권비율(NPL)과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항목을 세분화해 분석함으로써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중앙회는 각 저축은행이 참여하는 'PF 대출협의회'를 꾸려 매달 부동산 PF 현황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도 논의 중이다.

저축은행도 개별적으로 자본 확충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달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올 들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7%까지 떨어진 데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최소 11%의 BIS비율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그에 앞서 3월엔 한국투자저축은행이 한국금융지주로부터 4200억원을 수혈했고, OK저축은행과 대신저축은행도 각 500억원의 증자에 성공했다.

저축은행이 대응태세 구축에 속도를 높이는 것은 금융당국의 시선을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부동산 PF 리스크가 금융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정부 차원에서 저축은행 업권을 예의주시하고 있어서다.

특히 당국은 저축은행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가용한 조치를 모두 취한 상황이다. 실제 당국은 4월 'PF 대주단 협약'을 가동함으로써 저축은행이 짊어진 부동산 PF 리스크를 전 업권으로 분산시켰고, 이달부터 연체채권을 캠코가 아닌 유동화전문회사에도 매각할 수 있도록 했다.

부실채권 매각 제한이 풀린 것은 저축은행에 호재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6월부터 금융사는 '개인 연체채권 매입펀드' 협약을 바탕으로 캠코에만 연체채권을 매각해왔는데, 이로 인해 채권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지자 당국은 연체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하도록 한다는 취지로 이 같이 결정했다.

이처럼 기회를 부여했음에도 저축은행의 실책으로 리스크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당국은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같은 맥락에서 당국은 저축은행의 '예보료 인하' 요구를 놓고도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2011년 파산사태로 금융회사에 부담을 안긴 이들 업권에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뿐더러 사회적 공감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등 16개 상호저축은행은 연쇄적으로 문을 닫은 바 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등 리스크가 큰 사업에 제대로 된 심사 없이 PF 형태로 대출을 내준 게 화근이 됐다.

게다가 정부는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그 때의 손실을 만회하지 못했다. 예금보험공사가 특별계정을 통해 27조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회수에 주력해왔으나, 작년 12월까지 13조8185억원(2022년 12월 기준)을 돌려받는 데 그쳤다. 계정 종료를 불과 3년(2026년) 앞두고 있어 기한 내 이를 모두 거둬들일지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저축은행 업권이 부동산 PF 금융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건전성 관리 등 노력으로 정부와 금융권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방면의 정책적 지원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당국도 태세를 전환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칫 업권 전반에 고강도 제재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모든 저축은행이 대응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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