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지분 절반 이상 총수 일가 보유···지배력 굳건지주사 체제 기반 조현준·조현상 공동경영체제 구축 당분간 장남 조현준 회장 중심 경영체제 유지될 듯
효성그룹은 故 조홍제 창업주가 1942년 군북산업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정미업을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조홍제 창업주는 1948년 삼성상회의 이병철 회장과 공동출자로 삼성물산공사(현 삼성물산)을 설립한 뒤 1962년 효성물산을 세우며 독립했다.
이어 1966년 화학섬유 제조업체인 동양나이론이 설립되면서 효성그룹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지속적으로 사세를 확장한 동양나이론은 1996년 효성티앤씨로 사명을 변경한 뒤 1998년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등과 합병하며 현재의 ㈜효성이 됐다.
특히 조홍제 창업주의 장남인 조석래 명예회장은 아버지로부터 효성물산을 넘겨받으며 효성그룹의 2대 회장이 됐다. 조 명예회장의 두 동생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조욱래 DSDL 회장은 각각 한국타이어(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대전피혁을 물려받으며 독자노선을 걸었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현재 지주회사인 ㈜효성의 3대 주주(9.96%)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81년부터 회장직을 맡은 조 명예회장은 무려 36년간 효성을 이끌다가 지난 2017년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상태다.
현재 효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조현준 회장의 취임 이후 완성됐다. 2017년 효성그룹의 회장직에 오른 조 회장은 지난 2021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특히 조 회장은 취임 1년 만인 2018년 ㈜효성을 지주회사로 두고 4개 사업부문(첨단소재‧티앤씨‧중공업‧화학)을 인적 분할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조 회장은 이 같은 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조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보유한 효성 지분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93%에 달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은 효성 최대 주주(지분율 21.94%)다. 이어 동생인 조현상 부회장이 21.42%의 지분율로 2대 주주에 올라가 있다. 두 형제가 사실상 효성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절반씩 나누어 가진 셈이다. 이어 조석래 명예회장과 동양학원이 각각 9.96%, 1.39%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조석래 명예회장의 배우자인 송광자 여사가 0.48%의 지분을 쥐고 있고, 조현준 회장의 두 딸인 조인영, 조인서 씨도 각각 0.13%씩 지분을 갖고 있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재현 씨의 지분율은 0.11%다.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효성은 효성티앤씨(20.32%), 효성중공업(32.47%), 효성첨단소재(21.20%), 효성화학(20.17%)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2001년 효성그룹에 인수된 효성ITX는 조현준 회장이 최대 주주(37.91%)며, 지난 2020년 말 효성(30.39%)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효성의 주요 사업은 자회사의 지분관리와 투자 등이다. 효성의 연결 종속회사는 무역(효성 홀딩스 USA 등), 정보통신(효성티앤에스), 펌프(효성굿스프링스), 수입차 판매(에프엠케이)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효성의 주요 사업 가운데 매출액 비중이 가장 높은 부문은 정보통신(금융자동화기기‧31.0%)다. 이어 무역사업(29.1%), 지주 사업(20.22%), 섬유 제조(8.49%), 펌프 제조(5.45%), 수입차딜러(5.82%) 등이 뒤를 이었다.
효성의 주요 자회사 가운데 효성티앤씨와 효성화학은 조 회장이 각각 14.59%, 8.76%의 지분율로 2대 주주에 올라가 있다. 반면 효성중공업의 2대 주주는 조석래(10.55%) 명예회장이며,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의 2대 주주(12.21%)다.
특히 조현준 회장은 효성첨단소재 지분이 없고,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티앤씨의 주요주주 명단에서 빠져있다. 이는 두 형제가 공동경영체제를 기반으로 각 계열사에 대한 교통정리를 끝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재계 안팎에선 효성그룹의 이 같은 형제경영이 당분간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형제의 아버지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아직까지 그룹에 대한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효성그룹은 지난 2017년 조현준 회장이 취임한 이후 지주회사 체제를 기반으로 지배구조를 크게 개선했다"며 "두 형제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계열사가 다르고 조 회장도 글로벌 경영과 신사업 추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현재의 지배구조는 당분간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