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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국내 증시와 미국의 긴축 리스크

전문가 칼럼 서지용 서지용의 증시톡톡

국내 증시와 미국의 긴축 리스크

등록 2023.10.06 07:00

국내 증시와 미국의 긴축 리스크 기사의 사진

최근 미 연준은 9월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한미의 금리차는 2%P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런데, 미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동결에도 불구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긴축 시사 발언이 시장의 반향을 가져왔다.

비록 이번 기준금리는 동결되었지만, 이는 한숨 쉬어가기 성격의 동결로 인식된다. 즉, 미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다. 올해 6월에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7월에는 다시 0.25%P 인상했다. 이번 금리동결도 지난 6월처럼 잠시 관망하는 성격의 동결 기조로 해석된다.

미 연준 의원들의 향후 금리 기대 수준을 보여주는 점도표도 올해 2번 남은 FOMC 회의에서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 점도표에 따르면, 19명의 연준 의원 중 12명이 올해 미 연방기금금리 상단을 5.75%로 예상하며, 올해 FOMC 회의에서 최소 1번의 추가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되었다.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은 여전히 높은 물가수준과 비교적 안정적인 고용시장이다. 미 전국의 물가수준을 보여주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지수 기준의 7월 물가 성장률은 전년 같은 달 대비 4.2% 상승하는 등 전월에 비해서도 소폭 상승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도시 거주자 중심의 소비지출을 보여주는 CPI 대비 PCE는 농촌인구의 소비성향까지 포괄함으로써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 지표로 고려된다. 근원 PCE 상승률이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여전히 2배 이상 초과한 점은 긴축의 지속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8월의 미 실업률은 3.8% 수준으로 전월의 3.5%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비교적 안정적 수치를 보였다. 8월의 실업률은 계속되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인 2020년 1월의 3.5%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동결 이후 긴축적 통화정책 지속 가능성으로 미 채권시장 금리는 급등했다. 2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5.14%까지 상승했으며, 5년물, 10년물 국채금리도 각각 4.62%, 4.49%로 높아졌다. 특히, 10년물 국채금리는 글로벌 위기 이전인 2007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미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우존스, 나스닥, S&P500 지수 모두 전일 대비 0.1~0.3% 하락했다.

국내 채권시장은 미 채권시장의 영향을 받아 금리 상승세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 10년물 금리는 각각 3.93%, 4.03%로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국고채 금리는 5개월째 동결된 3.5%의 기준금리와 격차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또한, 은행채 5년물 금리 연동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이미 상단 기준으로 7%에 육박했다.

사실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시장금리 기준지표로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 시장금리의 척도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아니라 미 연준의 연방기금금리 수준에 맞춰졌다고 봐야 한다. 국내 기준금리의 시계는 금융시장 상황과 전혀 상관없이 고정된 느낌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에 따른 채권 금리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10년물 한미 국채 금리 간 상관관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부터 지난 1년간 10년물 미 국채금리와 국내 국고채 금리 간 상관관계는 약 78% 수준에 달한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5년물 미 국채금리는 국내에서 거래량이 많은 3년물 국고채 금리와 약 73%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로써, 미국의 채권금리 수준이 국내 채권시장 금리 수준을 예측하는 기준지표가 되고 있다.

미국의 긴축 지속 가능성으로 미 장기채권투자 성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상승세를 기록하던 국채 장기물 관련 ETF의 주가가 연저점을 기록했다. 미 국채 장기물에 대한 수요 증가로 최근 가격 상승세이던 ETF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연초 대비 30% 넘게 관련 ETF의 수익률이 낮아졌다. 금리 인하에 베팅한 미 장기채권 ETF 가격이 급락하며, 투자 손실이 발생함으로써,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 감소로 향후 장기 채권금리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미 FOMC 회의 직후 발표된 미국의 긴축 가능성으로 국내 증시도 부진한 모습이다. FOMC의 금리동결 발표 직후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5%, 코스닥은 2.5%나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도 강화되는 양상이다. 금통위의 금리동결 후 항상 나오던 '내외금리차 확대에도 견실한 국내 경제 여건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크지 않을 것'이란 단골 코멘트도 이젠 쉽사리 제시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FOMC 직후 미래 주가 수준을 전망할 수 있는 코스피 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1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향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증시 자금의 매도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350원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결국, 코스피 200 주가지수 선물가격(12월물)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9월 FOMC 개최 이전인 9.15일의 선물가격 종가가 346.90포인트 수준이었으나, 긴축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선물가격 종가는 330포인트 대까지 하락했다.

결국, 국내 증시에 미칠 미국의 긴축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예정된 국내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여부와 상관없이 올해 남은 2번의 FOMC 회의 결과가 국내 증시의 향배를 결정할 주요 영향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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