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CA협의체에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선임IT 올드맨의 복귀···업계 "ESG 경영 강화의 일환"사회 기여 시너지···"김 대표 성향 반영될 것"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는 CA협의체(구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CAC)를 4인 총괄 체제로 개편하고 경영지원 총괄 자리에 김 대표를 선임했다. CA협의체는 지속 가능 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공동체의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IT 업계 잔뼈 굵은 대표적인 '올드맨'이다. 김 대표는 삼성SDS 재직 당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회사 선배였다. 김범수 센터장과는 이 시기 PC통신 유니텔을 만들기도 했다.
이후 1999년 6월엔 이해진 GIO 등과 함께 네이버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김범수 센터장이 1998년 한게임을 창업했을 때부터 꾸준히 가교 역할을 하며 2000년엔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도 이끌었다. 2008년부턴 한게임 대표를 비롯해 그룹 내 요직을 두루 맡았다.
그러다가 2012년엔 네이버 출신 이진희 공동 대표와 함께 발달장애인의 지속 가능 고용을 목적으로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세웠다.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이 자신만의 속도로 묵묵히 일하는 모습을 곰(베어)으로 형상화하고 더 나은(베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뜻한다. 베어베터엔 현재 발달장애 사원 263명, 비장애 사원 131명이 함께 한다. 주요 업무는 명함 출력·포장·배송, 원두 로스팅, 쿠키 제조, 꽃 배달 등이다.
최근엔 기업들과 공동 출자해 장애인 표준사업장 확장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행법상 50명 이상의 기업은 전체 근로자의 3.1%를 장애인 근로자로 구성해야 하고 공공기관은 3.6%로 채워야 한다. 그 기준에 미달한 기업·공공기관엔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부과된다.
김 대표는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통해 발달장애인은 대기업 자회사에 소속, 안정적인 근로 환경을 얻을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선 자체적으로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달성할 수 있어 고용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현재 베어베터는 네이버, 카카오를 포함해 500여개 기업과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부턴 김범수 센터장이 설립한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도 겸임 중이다. 김 대표는 브라이언임팩트의 사업 방향성을 고려, 무보수로 이사장직을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한다. 그간 카카오는 김범수 센터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사회 문제에 관심을 이어온 터라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한다. 특히 최근 경영실패로 인한 구조조정,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면서 공동체엔 고용불안이 확산한 상황이라, 경험이 풍부한 김 대표의 조언이 경영 전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카카오 CA협의체는 회사 경영 성격을 결정하는 자리니만큼, 김 대표의 성향이 짙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가 사회 기여에 지속해 애쓰는 기업이기 때문에 김 대표와의 시너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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