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올해 배당 재개 추진 여러 차례 밝혀 증권가, 배당 성향 15% 기준 배당액 170원 추정미래에셋생명은 CSM 개선 부진 등으로 미지수
한화생명, 여력 충분···증권가 "향후 배당 증가 예상"
한화생명은 2021년부터 2022년 회계연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IFRS17 시행 전 건전성 충당금을 쌓기 위한 선택이었다. 한화생명 배당 성향은 2017년 20%, 2018년 20.9%, 2019년 19.7%, 2020년 11.4%로 계속 줄었지만 무배당 정책을 이어간 것은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2021년 당시 한화생명의 연결 기준 순이익은 1조2451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낸 상황이어서 주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 고성장세를 보이며 2023년 회계연도부터 배당을 재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생명 측은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해약환급금 차감으로 배당 가능 재원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배당할 이익 재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올해 말에는 배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보장성 보험 매출이 확대하면서 수익성 지표인 CSM은 올해 상반기 기준 10조11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7% 늘었다. 특히 신계약 CSM의 경우 일반보장, 종신 등 전 상품군의 매출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62.9% 증가한 1조3592억원을 달성했다. 건전성 지표인 K-ICS비율은 180.4%로 3분기 말(181.2%)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생명의 배당 재개 능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하고 올해 배당 성향을 15%로 가정할 때, 배당액은 170원, 배당수익률은 5.9%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23년 순이익은 8300억원, CSM은 10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조아해 연구원은 "한화생명이 2021년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설립과 올해 1월 피플라이프 인수로 설계사 2만500명을 확보했고 이는 보장성 중심 고성장으로 이어졌다"며 "상반기 기준 현금 유출액 대비 CSM은 18.6%로 생보사 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는 만큼 배당을 재개할 여력도 충분하다"며 "2분기 중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에도 재보험 활용으로 K-ICS비율이 180%대로 안정적인 점을 고려할 때 점진적 배당 증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 "미래에셋생명 큰 변화 없을 것"···배당 없을 가능성↑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이익잉여금이 8100억원에 달했음에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산 평가 손실이 확대되면서 배당하지 못했다.
더욱이 증권가는 미래에셋생명의 올해 실적을 낙관하지 않고 있다. 미래 수익성 지표인 CSM 개선세가 더디다는 판단에서다. 배당에 대해서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생명의 CMS 증가는 타 보험사에 비해 다소 부진하다"며 "다만 상법 개정을 전제로, 회사의 추정 배당가능이익(3230억원)은 연간 순이익을 웃도는 만큼 주주환원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 전망인 만큼 배당 지급과 함께 보유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의 무배당은 올해 상반기 박현주 회장의 오너가가 핵심 자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 편입설과도 관련이 있다. 앞서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생명 보통주 536만3496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생명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생명 무배당 결정 당시인 올해 초 그룹 임원이 모인 자리에서 향후 미래에셋생명 배당 추이에 관해 논의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에셋생명 배당이 향후 몇 년간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미래에셋컨설팅' 자회사로 편입을 결정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가 핵심 자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91.86%로 전 계열사에 지배력을 행사한다. 박 회장 개인으로 보면 직접 지분을 들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박 회장 지분율 60.2%)과 컨설팅(34.3%), 캐피탈(48.63%)을 중심으로 증권·보험을 아우르는 모든 계열사에 영향을 미친다. 이 가운데 컨설팅이 자산운용과 캐피탈의 지분을 각 34.3%와 10%씩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박 회장 입장에선 배당이 나오지 않는 계열사를 두는 것보단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실질적인 이익을 내는 방향이 더 나는 셈이다. 게다가 자회사 편입을 위한 지분 매입은 무배당 체제에서 더욱 쉽다. 배당하지 않으면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미래에셋생명을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면 배당소득 이중과세에서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의사결정도 비교적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회사는 미래에셋생명 자회사 편입과 관련한 입장은 '사실무근'으로 일축했고, 배당과 관련해서는 "배당가능이익 확보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