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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카카오에 상상인이 보인다...김범수 리스크에 카뱅 뺏길 판

금융 은행

카카오에 상상인이 보인다...김범수 리스크에 카뱅 뺏길 판

등록 2023.10.23 17:2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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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시세조종' 수사 금감원, 카카오도 '정조준' 벌금형 이상 확정 시 카뱅 지분 일부 내려놔야 '저축은행 매각' 상상인그룹 전철 밟을 가능성

금융감독원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카카오와 김범수 창업자(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를 동시에 겨냥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금융감독원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카카오와 김범수 창업자(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를 동시에 겨냥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시세조종' 의혹을 들여다보는 감독당국이 카카오와 김범수 창업자(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를 동시에 겨냥하면서 카카오뱅크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카카오 법인으로 불똥이 튄다면 대주주 적격성에 결격 사유가 발생하면서 은행 지배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한 탓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으로부터 저축은행 매각 명령을 받은 상상인그룹처럼 카카오 역시 카카오뱅크 지분 일부를 처분해야 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23일 감독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날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소환해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지분 약 13%(특수관계인 포함 시 24%)를 보유한 카카오의 최대주주다. 특사경은 SM엔터 시세조종 건과 관련해 그가 어디까지 개입했는지를 집중 추궁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특사경은 배재현 카카오 투자통괄대표 등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당시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도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이에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9일 배 대표에 대해 영장을 발부했다.

그 중 금융권의 관심사는 어느 선까지 불길이 번지느냐다. 설령 카카오에 벌금형 이상이 내려진다면 카카오뱅크도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법조계 일각에선 경영진 처벌 시 법인에도 영향이 미치는 '양벌 규정'을 고려했을 때 카카오 역시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4%(의결권 있는 주식)에서 34%로 상향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에 발맞춰 카카오 측은 지분을 크게 늘려 독자적 경영태세를 구축했다. 또 지금은 2대 주주 한국투자증권(27.17%)보다 1주를 더 들고 있는 형태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이 벌금형 이상을 확정하면 카카오는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면서 지분율 10%를 초과하는 카카오뱅크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특례법에선 비금융주력자가 인터넷은행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상 금융사 대주주가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린다. 해당 주주는 당국이 제시한 기한 내 문제를 해결해야 대주주로서의 자격을 지킬 수 있다.

상상인그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국은 이달 상상인 측에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매각을 명령한 바 있다. 5월 유준원 상상인 대표와 이들 저축은행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패소한 데 따른 행보다. 금융위는 2019년 유 대표와 두 저축은행에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 비율 미준수와 허위보고, 불법 대출 혐의 등으로 중징계를 부과했으며 법원 판결 후 각 저축은행에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렸지만 이행하지 못하자 이 같이 주문했다.

따라서 카카오도 최악엔 상상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어디까지나 재판을 거쳐 카카오에 대한 처벌이 확정돼야만 당국도 다음 절차를 이어갈 수 있어서다. 적격성 충족 명령이 내려진 뒤엔 카카오 측이 정부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시간을 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그 불확실성에 카카오뱅크의 경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카카오 차원에서도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대 주주 한국투자증권에 보유 지분 일부를 넘기는 등으로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카오가 처벌을 받는다면 카카오뱅크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아직까지 법원과 검찰이 어떻게 판단할지 단언할 수 없고, 단기간에 판가름 날 사안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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