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순위권초저가 상품·공격 마케팅···고물가 현상 맞물려 인기中 해외직구 거래액 상승세···점유율도 '압도적 1위'
최근 국내에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느린 배송과 상품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감수하고서라도 '더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다.
8일 데이터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모바일 앱 국내 사용자 수는 545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467만명에서 8월 551만명으로 사용자 수가 껑충 뒤인 이후 50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인기 순위 1, 2위에 올라 있다. 지난 7일 기준 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 순위 1위는 테무, 6위는 알리익스프레스 앱으로 나타났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역시 인기 순위 1위는 테무가, 2위는 알리익스프레스가 각각 차지했다.
특히 최근 국내 진출을 본격화한 테무의 경우 90% 파격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순위를 빠르게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테무는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를 운영하는 PDD홀딩스가 지난해 9월 출시한 해외 쇼핑 앱으로 미국에서 시작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거쳐 유럽에도 진출했다. 핀둬둬가 중국에서 펼치는 전략과 유사하게 테무 역시 광범위한 저가 상품을 갖고 있다. 그중 일부는 1달러(약 1300원) 미만이다.
미국에서 대대적으로 인기를 끈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 또한 점차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얻은 요인은 단연 가격 경쟁력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판매자들이 다양한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같은 중국산 제품을 구매한다면 가격이 훨씬 저렴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사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는 초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앱에 접속하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들과 똑같은 제품을 반값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쉬인은 패스트패션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감한 이들을 겨냥해 틱톡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하루에 6000개에 달하는 신상품을 경쟁 업체보다 훨씬 빠르게 업데이트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인기는 한국의 경기 침체와 고물가 현상과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급하게 필요한 제품이 아닌 경우에는 배송일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저렴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중국 제품을 떼다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하면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에서 비슷한 제품을 찾아 더 싼 가격에 구매하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
실제 평소 알리익스프레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이 모(30) 씨는 "국내 오픈마켓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면 알리익스프레스에 같은 물건이 있는지 먼저 찾아본다"며 "브랜드 제품이 아닌 액세서리나 휴대폰 케이스 등 소품류는 디테일까지 같은데 알리익스프레스가 반값 이상 저렴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인기가 날로 커지면서 중국 해외직구 거래액 또한 상승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발 해외직구 건수는 전체의 57.7%를, 금액은 전체의 36.2%를 차지했다. 관세청이 해외직구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중국발 해외직구 점유율은 건수 기준으로 2020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다.
또 통계청의 '2023년 9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서 지난 3분기 중국 해외 직접 구매액은 819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국 직접 구매액은 4.6% 줄었고 일본은 4.1% 소폭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증가세다. 지역별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 구성비 또한 중국이 전체의 50.3%를 차지해 절반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저가 공세가 지속되면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업계도 초저가 제품과 가격은 크게 저렴하지 않더라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양분화될 것"이라며 "저가 제품 공세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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